24억대 짝퉁 쇼핑몰 사장님은 ‘고3’
2007. 11. 2. 11:35ㆍ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24억대 짝퉁 쇼핑몰 사장님은 ‘고3’
2007년 10월 25일 (목) 10:21 고뉴스
(고뉴스=종합뉴스팀 기자) 간큰 10대의 빗나간 대박 스토리 연상의 여종업원 4명을 거느리고 정품시가 24억원 상당의 짝퉁 명품을 팔아온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안산 단원경찰서는 지난 15일 고등학교 3학년 최모군(18)을 상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올해 1월 통신사업자로 등록해 ‘사업’을 시작한 최군은 10월까지 판매 수익으로만 4억 6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과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 최군이 운영한 쇼핑몰에 대한 사기 피해 신고만 150여건. 현행범으로 체포된 최군은 “나는 사업가다. 내 사업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겠다”며 “벌금 200만원만 내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담당 수사관을 당황케 만들었다. 수시로 사무실과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경찰 추적을 따돌린 간 큰 10대의 빗나간 대박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지난 15일 오전. 안산시 초지동에 위치한 45평 규모의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 닥쳤다. 수사관들은 업무를 보던 경리 A씨(여·20)등 여직원 4명을 막아섰다. 급히 ‘사장님’을 찾던 A씨의 시선이 가장 큰 책상에 앉아있던 앳된 소년을 향했다. “내가 사장인데 무슨 일이냐”며 태연하게 말하는 소년을 지나쳐 경찰은 창고에 쌓여있던 짝퉁 명품 의류 3000여 점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시가 3억 6000만원어치에 달하 는 엄청난 양이었다. 이곳에서 가짜명품(짝퉁)을 팔고 있다는 첩보를 받고 출동해 사장을 현행범으로 연행한 경찰은 두 번 놀랐다. 20억원을 쥐고 흔든 사장이 열여덟 고등학생이라는 것과 스스로 “나는 사업가”라고 외치는 ‘최 사장’의 배포 때문이다. “묵비권 행사하겠다.” 안산단원경찰서 지능수사팀은 범인을 잡고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미성년자인 최군의 신병을 확보한 이상 부모에게 사실을 알려야 했지만 최군 스스로 이를 거부했던 것. 그는 경찰에게 “내 사업이고 내 일이다. 부모님께 알리면 앞으로 어떤 조사에도 응하지 않겠다”며 두 시간을 버텼다. 결국 담당 수사관이 달래 집에 연락을 했다. 부모가 달려와 한바탕 소동이 일었지만 최군은 끝내 당당했다. “처벌이라고 해봐야 벌금 200만원 정도만 내면 풀려나는 것 아니냐”며 반성의 기색은 없었다. 담당 경찰관은 기자에게 “미성년자라 구속 수감 여부를 당장 결정 할 수는 없지만 마음 같아서는 5일정도 유치장에 잡아두고 인간 만들어 내보내고 싶다”며 답답한 속내를 보였다. 판매이익만 4억 6000만원 자영업자인 아버지와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장사꾼’의 피를 이어받은 최군. 그가 쇼핑몰 사업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1월이었다. 반에서 30등 이하로 처져있는 성적으로 대학 진학은 물 건너갔고 돈이나 실컷 벌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지역 세무서에 사업자 신고와 등록을 마친 최군은 포털 사이트인 싸이월드 타운과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해 나이키, 버버리 등 유명 상표의 짝퉁을 소규모로 팔기 시작했다. 멋 부리기 좋아하는 최군에게 같은 10대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카드 결제 없이 무통장 입금으로만 판매했지만 워낙 물건 보는 안목이 좋아 주문은 빠르게 밀려 들었고 입소문도 탔다. 석 달 만에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40평 규모 사무실을 마련한 ‘최 사장’은 정식으로 쇼핑몰 도메인을 사 홈페이지를 열었다. 100% 현금으로만 판매대금을 받아 돈은 금방 모였다. 인터넷 알바모집 사이트를 통해 두 살 연상인 A양을 채용한 것도 이때였다. 배송과 잡일을 도울 알바생 3명까지 더해 직원만 네 명을 둔 최군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어머니 명의로 계설한 입금 계좌에는 차곡차곡 현금이 쌓였고 10월 현재 환불액을 제하고도 4억 6000만원의 잔고가 남았다. 배짱영업 ‘거침없는 최사장’의 사업이 6월 들어 암초에 걸렸다. 고3인 최군이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는데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한 것. 부모님의 묵인 하에 하루 이틀 결석을 하며 동대문에서 물건을 떼 올수는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돈만 받고 배송은 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도 늘어갔다. 인터넷에 최군의 쇼핑몰 피해자들이 모여 클럽을 결성하기도 했다. 결국 구매자들의 제보로 최군의 쇼핑몰은 소비자 고발프로그램에 방영되며 공중파를 탔다. 하지만 ‘최 사장’의 배짱은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 사무실 전화번호와 주소를 옮기고 이름이 다른 두 개의 쇼핑몰을 번갈아 운영하며 장사를 계속했다.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게시판은 없애버렸다. 그러다 한 소비자가 최군의 쇼핑몰 물건이 짝퉁임을 경찰에 알리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택배사 옮겨 추적 피해 경찰은 신고를 접수 받고 최군의 사무실을 찾기 위해 도메인과 IP추적을 시도했지만 실패, 택배회사를 통해 사무실 위치를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택배사 직원이 최군에게 이 사실을 귀띔해줬고 최군은 급히 사무실을 옮기고 택배사도 바꿨다. 그러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최군의 쇼핑몰에서 직접 지갑을 구입한 경찰은 바꾼 택배사를 압박해 사무실 위치를 파악했다. 물론 구입한 지갑은 짝퉁이었다. 최군의 부모는 아들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려하며 모든 매체와의 접촉을 거부했다. 담당 경찰관도 “부모가 집기를 휘두르며 노발대발하는 바람에 우리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라며 한숨을 쉬었다. 또 그는 “어제 모 방송기자는 취재를 포기하고 돌아갔다”며 “최군이 그렇게까지 사업에 집착한데는 형제와 부모가 얽힌 복잡한 가정사가 있지만 말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최군의 부모가 죄를 뉘우치지 않는 아들의 비뚤어진 당당함에 충격을 받았고 나중에 더 큰 죄를 짓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일요서울에 있습니다. [먼저 본 세상 바꾸는 미래, 고뉴스TV] enter@go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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