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특급짝퉁 제조…‘신의 손’ 삼남매 쇠고랑

2007. 11. 28. 11:41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100억대 특급짝퉁 제조…‘신의 손’ 삼남매 쇠고랑
명품회사의 감시원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한 ‘짝퉁’을 만들어온 국내 최고 기술자 3남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유명 해외 명품의 모조품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오모씨(47)를 구속하고 오씨의 친형과 여동생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오씨 남매는 서울 전농동, 중곡동, 청량리에 공장과 재단방, 창고를 마련해두고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명품 모조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가방과 지갑 등 정품 시가로 110억원어치의 상품을 11억원에 팔아 챙긴 혐의다. 정가 50여만원의 루이뷔통 지갑은 3만~5만원에 도매상가에 넘어갔으며 최대 20만원에 판매됐다.

이렇게 유통된 제품은 동대문, 이태원, 남대문 등지에서 판매됐다.

구속된 오씨는 주요 명품 브랜드사가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올려놓은 최고 기술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명품회사 직원들도 제품 속을 뜯어보지 않고는 확인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또 오씨는 실제로 명품을 구입한 뒤 손잡이, 지퍼 등을 모두 분해해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한 뒤 제작에 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2001년부터 국내 브랜드로 가방 공장을 운영하며 기술을 쌓았으나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 2005년 부도에 이른 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짝퉁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오씨는 주변 상인들이 신고할 것을 우려해 가족들과 함께 점조직 형태로 공장을 운영했으며 제조 및 보관, 배송을 담당하는 종업원들이 서로 알지 못하도록 관리했다. 오씨가 정품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제품을 만들어내자 도소매상이 오씨의 제품을 찾아 다른 짝퉁 제조업자들이 신고를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오씨 남매가 만든 제품이 백화점에도 납품됐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오씨를 추궁하고 있다.

〈이윤주기자 run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