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8. 11:26ㆍ내고향강진의 향기
요것이 달착지근한 개불이여!
- 전남 강진 사초어민들, 한 밤중 바닷속에서 채취 -
줄기차게 내리던 겨울비가 그친 23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각, 전남 강진만의 드넓은 갯벌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사초리 어민 이백여 명의 일사 분란한 움직임으로 겨울바다가 달아 올라있다.
겨울 중 가장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간을 선택해 복섬 부근 14ha면적의 마을 공동어장을 개방하는 이 날 어민들은 쇠스랑과 호미 등 개불을 잡을 수 있는 자기만의 장비를 선택해 허리까지 찬 바닷물 속을 혹은 물이 빠진 자갈밭을 택해 개불을 잡는다.
봄날 같이 포근하던 날씨가 새벽 동이 틀 무렵부터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찬 기운을 뿜어내자 기운이 빠진 아주머니들과 나이 든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닥불 곁으로 다가서고 한 마리라도 더 잡으려는 기운 센 장정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에 열중한다.
10여 년 전까지 이 곳은 간척사업 후 사라졌다 생겨난 개불에 대한 무관심과 잡은 후 판로에 대한 어려움으로 그동안 보성어민들에게 임대해 주었으나 자원고갈을 우려해 마을 어촌계가 면허를 취득하고 마을공동어장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전남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는 150가구 4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석화(굴)와 낙지통발, 전어, 개불, 바지락, 꼬막 등 연중 바다를 논밭삼아 고소득을 올리는 모범어촌이기도 한데 이 날 잡은 개불 어획량은 판매고가 1억 5천만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불 잡이는 2인 1조, 혹은 혼자 작업에 나서는데 두 사람이 잡을 때는 한사람은 쇠스랑이나 삽으로 바닥을 파내고 한 사람은 뒤집힌 뻘 속의 개불을 잡아낸다.
주로 아주머니들이 홀로 하는 작업은 호미로 바닥을 긁어내 숨어있는 개불을 잡아내는데 등에는 충전용 배터리가 지워져 있고 가슴부근에 손전등이 달려있어 어두운 밤 작업을 할 수 있다.
특히 이 곳은 강진지역 어민들의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2004년부터 3년 동안 공동어장 작업을 중지했다가 지난해부터 개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물량이 줄거나 다 자란 개불이 나오지 않을 때는 또다시 중지할 계획이다.
의충동물 중 드물게 식용으로 사용되는 개불은 모래갯벌 깊숙이 굴을 파고 사는데 크기가 10~15cm로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전을 용해하는 성분이 있어 고혈압환자나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이다.
생김새나 이름 탓에 거부감이 없지 않으나 맛과 향이 좋아 회나 구이로 애주가들의 안주용으로 인기가 좋고 바다낚시 미끼로도 사용되는데 개불은 정력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으며 고려 말 요승 신돈이 즐겨 먹었다고도 전해진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의 영향으로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거의 유일한 해산물인 개불은 11월부터 이듬 해 2월까지가 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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