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까지 '짝퉁명품' 열풍…'짝퉁 감별사'도 등장
2008. 9. 2. 10:25ㆍ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중고생까지 '짝퉁명품' 열풍…'짝퉁 감별사'도 등장 |
학생들 "디자인 보다는 메이커가 중요" |
2, 30대 일부 여성에 국한됐던 명품에 대한 집착이 이제는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돈은 없고 명품은 갖고 싶다보니 중고등학교에 가짜 명품이 급속이 확산되는가 하면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짝퉁 감별사'까지 등장했다. "명품 사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10대도 '가짜 명품' 소비층으로 부상 명품 지갑을 사고 싶었지만 50만원이 넘는 가격때문에 발만 동동구르던 서울 모 고등학교 1학년 이 모양. 이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루이비통 지갑이나 가방을 사고 싶어 백화점에 가봤지만 가격대가 너무 높아 구입을 포기했다. 그러다 친구들로부터 이태원에 가면, '전문가'들이 진짜와 똑같이 만든 모조품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짜 명품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길로 이태원으로 출발한 이양. '명품' 상점들이 즐비한 골목을 걷다 "필요한 게 가방이냐, 지갑이냐, 우리한테 다 있다"고 말하는 한 아저씨를 따라 나섰다. 어두운 상점 안으로 들어서자 지갑, 가방 뿐 아니라 명함집부터 여행용 트렁크 가방까지 온갖 가짜 명품들이 가득 찬 방이 나왔다. 이양은 거기서 진품의 1/5밖에 안되는 가격으로 진짜 같은 가짜, 이른바 '짝퉁'지갑을 구입했다. 구매력은 없으면서 명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에 만연하면서, 이제는 10대들까지 가짜 명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명품 소비자는 주로 2,30대 여성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깨진지 오래다. 이태원에서 가짜 명품을 파는 한 모씨(36)는 “2,30대 여성뿐 아니라 중고생들도 가짜 명품을 사기위해 찾아온다."며 "2,30대와의 차이점이라면, 사가는 물건이 학교에도 가져갈 수 있는 가방이나 지갑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명품 소비 대열에 뛰어드는 이유는 과시욕때문. 중학교 3학년 김 모양은 가짜 명품을 사는 이유에 대해 "명품이 실용성이나 디자인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유명하고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3학년 신 모양 역시 “디자인보다는 메이커가 더 중요하다”며 "가방을 살 때도 메이커 이름이 크게 쓰여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짝퉁감별사’까지 등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 사이에서는 진짜 명품과 가짜를 구별해주는 이른바 '짝퉁감별사'까지 등장했다. 서울 광진구의 고등학교 3학년인 홍 모양은 보통사람들은 진짜와 차이점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이른바 'A급 짝퉁'을 사기 위해 '감별사' 친구를 데려갔다. 홍 양은 “명품에 대해 워낙 잘 아는 친구들이 있다"며 "지퍼가 이상하다든지 약간 올 풀려있거나, 자물쇠가 진짜 쇠가 아니고 알루미늄 같은 걸로 돼있다든지 하면 진짜가 아니고 짝퉁”이라고 말했다. 이들 ‘짝퉁감별사’는 친구들이 새로 샀다며 가져온 가짜 명품들의 등급, 즉 짝퉁이 얼마나 진짜와 같은가를 감별해주기도 하고 명품을 사러가는 친구들을 따라 직접 동대문이나 이태원에 가서 ‘실력발휘’를 하기도 한다. '튀어 보려는 욕구'와 '기계적 평등심리' 충돌이 청소년 짝퉁소비 불러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같은 가짜 명품 소비행태에 대해 '집단내에서 튀어보려는 욕구'와 '기계적 평등을 요구하는 집단논리'가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학생이 '튀어보려는 심리'에서 명품을 사면 다른 학생들도 '뒤쳐질 수 없다'는 평등논리에 집착하는 과정에서 명품 소비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조성남 교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주목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고, 자신이 다른 사람과 무언가 다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한다. 명품을 가지려고 하는 건 이런 심리를 만족시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estNocut_R]조 교수는 "이같은 반면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같은 학년이라면 개인이나 학교 간에 별다른 차이 없이 수업을 받는 등 집단적인 생활환경에 익숙해지면서, ‘튀어보이려는 욕구’ 를 가진 동시에 친구들에게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청소년들까지 명품소비에 내모는 것은 사회전체에 만연한 무분별한 명품선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CBS사회부 윤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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