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비색(翡色) 과 함께 한 22년 청자인생

2008. 12. 29. 10:40내고향강진의 향기

 

 

청자 비색(翡色) 과 함께 한 22년 청자인생

- 올해 연말 정년퇴임 박동휴 청자장 -

 

강진군 대구면 청자박물관 상형실의 박동휴(57세) 실장이 청자 비색(翡色)과 함께한 22년간의 청자인생을 마무리한다.

 

박동휴 청자장은 지난 1986년 고려청자사업소(현 청자박물관)의 도공을 임용되어 22년간 수비(水飛), 성형(成形), 조각(彫刻), 상형(象形) 등 고려청자 재현사업에 헌신해 왔다.

 

박씨는 1991년부터 현재까지 상형실에서 칠보향로, 어룡주자 및 연적 등 상형청자 전반에 대한 제작 작업을 하고 있는 숙련된 도예가로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제작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2005년도 제13차 APEC정상회담 21개국 국빈선물로 증정한 “청자합”제작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청자를 국빈선물로 증정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청와대 관계관과 몇 차례 협의를 거친 후 행사 20여일을 앞두고 직원들과 함께 매일 밤 12시에 퇴근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품인 청자합을 탄생시켰다.

 

또한 지난 2007년 ‘강진청자일본순회전’과 2008년 ‘강진청자미국순회전’에서 단연 인기가 높았던 ‘청자석류형주자’와 ‘청자역상감모란문표형주자’ 등 출품작 선정과 제작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청자박물관 작업실 안에서 최고 연장자인 그는 후배 도예가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했다.

 

작업이 까다로운 청자의 길로 들어선 후배 도예가들의 좌절과 후회스러움을 볼 때마다 자애로운 선배로 때론 매서운 칼날 같은 질책으로 후배들을 항상 독려하고 후배들이 도예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손도 잡아준다.

 

오늘 31일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박동휴 청자장은 “청자제작을 인생의 기쁨으로 삼고 시작한 길이 한 해 두 해 지날 때마다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며 “마지막까지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것”고 다짐한다.

 

또한 그는 &43090;아직도 배울 것이 많아 아쉽지만 세계의 명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강진청자를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것 같다&43091;며 편안한 미소를 간간히 드러냈다.

 

청자박물관에서는 지금까지 청자발전에 많은 공헌을 한 박동휴 청자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위해 지난 4일 강진요 제2호 가마에 ‘화목가마 본벌소성’의 뜻 깊은 행사를 갖기도 했다.

 

정년퇴임 기념작 제작에 한창인 그는 “전통을 재현하고 땀과 혼이 서려 있는 전통 화목가마를 통해 강진청자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작은 보탬이 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년퇴임하는 박동휴 청자장은 2009년 강진청자유럽작품전을 준비하기 위해 내년 1월 한 달간 무보수 근무계획을 갖고 있다.

 

22년간 한결같이 도자기의 길을 걸어온 청자인생과 마지막 시간까지 화로에 장작을 넣으며 오직 청자발전을 위한 헌신적이고 아름다운 그의 모습에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 전통 고려청자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 유일의 관요(官窯)인 강진청자박물관(관장 윤순학)은 윤태영 연구실장을 비롯한 18명의 도공들이 땀과 혼을 넣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청자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