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당초 예상대로 1만4천달러대를 기록하면서 2만달러 시대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추세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007∼2008년이면 2만달러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4천162달러로 전년보다 11.3% 늘었다. 당초 작년 12월 한은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추정한 1만4천100달러보다 오히려 소폭이나마 더 많은 것이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1만6천900달러 수준에 달하게 된다.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달러기준 소득이 크게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략 원화가치가 4%대의 절상률을 기록한데다 물가상승률은 2.7%, 성장률은 4.6%에 달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11.3% 늘어난 것이다. 올해도 1인당 국민소득 추정 증가율 약 19%중 물가상승률(실질GDP디플레이터) 2.8%, GDP 성장으로 인한 증가분, 국외 순수취 요소 소득 등을 빼고 대략 12%포인트 안팎이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에 따른 효과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천원을 기록하면 작년보다 12.7%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중장기적으로 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현 추세대로라면 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은 2007∼2008년이면 가능한 것으로 보고있다. 올해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나는 참여정부 시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을 달성해서 다음 정부로 넘겨주든지 아니면 적어도 (다음 정부) 초년도에 2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2006년에 환율이 추가로 5% 가량 떨어지고 성장률은 4.5%, 물가상승률은 2.5% 정도 될 것으로 본다면 2006년이면 1인당 소득이 1만8천달러대 후반에 달한다"며 "2007년이나 2008년에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1995년 1만1천432달러로 처음 1만달러 시대로 진입해 19 96년 1만2천197달러로 증가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1998년 7천355달러까지 줄 어든뒤 국민들의 노력으로 2000년 1만841달러로 재차 1만달러 시대를 맞았다. 이어 2001년 1만162달러, 2002년 1만1천493달러, 2003년 1만2천646달러 등 국민 소득 증가폭이 어느 정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만달러대 선진국 진입이 어려 운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율하락 등에 힘입어 2만달러 시대에 빠른 속도로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달러표시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는 우리 국민의 구매력 확대 등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잠재력에 걸맞지 않게 증가할 경우에는 거품형성 등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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