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2. 7. 20:44ㆍ살며 생각하며
인자 꾼고구매 맛난 철이 왔당깨... |
소죽 낋이던 시절들 있었지다? |
요새 소죽 낋이 믹이던 이약허먼 아그들은 뭔소리다냐 허껀디, 암튼 이런 솥단지 보먼 몸서리난다는 사람도 있쓰꺼고 여그서 해찰 쥑이던 일들도 고물고물 피 오르꺼여~! 소 여물 낋이라 농깨 밤이나 감자 꾸 묵고 장난만 허다가 야단도 맞은 사람이 있쓰꺼고, 때가 찌 갖고 쩍쩍 벌어진 손등거리를 소죽 낋인 물에다가 당가 부라서 돌로 문때 본 사람들도 있쓰꺼그마! 이거는 나가 대충 엉가 갖고 써 묵는 딩깨 부섴이라 헐 것도 못 되는디, 대개 이런 부섴은 작은방이나 사랑채에 붙어 있씅깨 의지도 없는 난장에 앙거서 불을 땔라먼 앞이 따시먼 등거리가 얼고 뒤로 돌아 앙그먼 앞이 시리고 해서 뽀짝기리고 부섴 앞으로 땡기 앉다가 옷도 많이 꾸 묵고 헌 거시 생각나꺼여! 시방 이 솥은 소죽을 낋이는 거시 아니고 개 밥을 쌂아 믹이는 솥인디, 쥔이 께을러 빠져 농깨 솥 꼬라지 추접스러바서 넘 앞에 내 배기기가 뭐시기 허제마는 이약을 헐랑깨 헐 수 없네! 젙에 좀 깨끔헌 솥들은 아직으로 따신물 데 갖고 설거지도 허고 낯빤닥도 딲고 허는 솥이고, 가운데 크댐헌 솥은 씨래기도 쌂고 메주도 맹글고 돼지 벨따구도 고우고 허는디 써 묵는 놈들이라 각시가 맨날 딲아서 다 다라지개 생깄그마!
날이 추버징깨 여름으로는 한 부석만 여도 끓턴 놈들이 인자는 일을 삼아서 옹구라 앙거 갖고 제대로 안 때먼 금새 불이 얼어 뿡깨 나무가 갑절이 더 드는디, 이리 여 놓코 기냥 내뿔먼 불이 아깝제 이~! 개 밥이 한 볼 끓코나먼 고방에다가 거돠 딜이 논 감자나 고구매를 내다가 꾸 묵는디, 고구매는 너무 크먼 속까지 잘 안 익고 타뿡깨 조막만헌 놈들을 잘 골라야 헌당깨!
잘잘헌 고구매를 개리다가 불을 헤비서 굴을 맹글아 갖고 놓코는 살째기 잉그락불로 덮어노먼 인자 부텀은 쎄가 하딱기리 싸서 환장헌당깨... 고구매 익는 내금새가 켓구녕부텀 실실 건들기 시작허먼 금새 배지에서 꼬르륵 소리가 남서 쌍나발을 불어 대는디, 동구간들이 많을 직애는 누가 몬춤 내 묵어 뿌까 시퍼서 오짐이 매라바 오짐보가 터질라 해도 딸싹도 못 허고 지키 앙거서 버타야제! 그러다가 불을 헤비서 고구매를 끄내먼 쬐끔이라도 큰 거 주 묵을라고 참말로 눈이 히뜩퍼뜩 했는디, 썽질 급허먼 다 익후도 못허고 주 묵고 텀치 묵고 난리였제!
인자 이리 꾸 놔도 누가 뺏뜨라 묵을 사람도 없고 갈라 묵을 사람도 없씅깨 자주 꾸 묵도 안 허는디, 누가 오먼 이것도 귀경이고 놀이라고 재미나라해 쌍깨 없던 맛도 더 생긴당깨!
어째 제대로 익은 거 겉으요? 한 볼테기 허고 자부먼 고구매 떨어지기 전에 달리 오이다~! 아들내미들 덲꼬 앙거서 개밥솥에 불도 때 보고 고구매나 감자도 꾸서 갈라 묵어 보고잡은 사람들은 삼동이 다 가기 전에 초근허니 날 잡아 갖고 한 행보 해 보시시요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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