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함과 푸르름과 행복이...

2009. 9. 25. 10:03살며 생각하며

 

 

 

싱싱함과 푸르름과 행복이...


퇴근길, 집에 거의 다다를 즈음
한 사내가 저를 앞질러 바삐 걸어갔습니다.
양복차림의 한 손에는 가방이,
다른 손에는 아기기저귀가 들려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두부와 콩나물도 들려있었습니다.
단박에 그 사내가 신혼의 아기아빠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요즘 가을을 타는지 의욕이 점점 떨어졌습니다.
밥맛도 예전 같지 않고,
무기력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퇴근길에 저를 앞질러 가는 그 사내를 보는 순간
무기력이라는 단어는 멀리 도망갔습니다.

저도 신혼 때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싱싱하게 느끼던 그때 말입니다.
저는 그때 뛰어서 퇴근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나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나 늘 뛰었습니다.
그건 신혼이었기에 그랬을 겁니다.
그 사내의 걸음이 저보다 빠른 이유를 알았습니다.

가을!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하렵니다.

- 이선희 님, '싱싱하고 푸르름과 행복이 가득 하소서' 에서 -

 

 

행복하시고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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