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도서관으로 우리나라 정보화 선도
2006. 8. 20. 11:27ㆍ나의 취재수첩
디지털도서관으로 우리나라 정보화 선도 | ||||||||||
미래의 경쟁력은 도서관에서 나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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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이 미국에서는 '지역사회의 자산', 한국에서는?
공공기관에 대한 만연한 불신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도 학교나 경찰 등 공공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공공기관이 있다. 바로 미국 전역 3.2㎞마다 들어선 공공도서관(총 1만 260개)이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 정책연구소 퍼블릭 아젠다(www.publicagenda.org)가 발표한 '21세기 도서관의 리더십' 에 따르면 미국인의 70% 정도가 자기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대해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국인들의 공공도서관 의존도는 실제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 전역에서도 가장 높은 이용도를 자랑하는 뉴욕시 퀸즈공공도서관의 경우 영어교실, 읽고 쓰기 교실을 비롯해 법률, 세금, 보험, 건강, 육아 등 강좌를 제공하고 콘서트나 요가 교실 같은 특별 행사도 수시로 개최한다. 이처럼 도서관이 책을 대여하는 것 이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획해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노력에 대해 시민들은 '감흥'을 받게 되고 공공도서관들에 대해 '세금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 "걸어서 10분 안에 도서관이 있어야 제대로 도서관이 갖춰진 것" 그러나 한국의 공공도서관 실정은 이와 거리가 있다. 우선 수적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항 상태이며, 대부분 불편한 위치에 있어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이치주 자료관리부장은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도서관이 많이 세워져야 한다"며 "우리 국립중앙도서관은 세계 국립도서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이용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공공도서관이 열악한 현실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동사무소가 주민 가까이 있듯 걸어서 10분 안에 도서관이 있어야 비로소 그 지역사회에 도서관이 제대로 갖춰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부장의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공공도서관 수는 514개. 그러나 인구수를 고려하면 적어도 3,000개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제는 양적인 성장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단순 도서대출을 넘어 디지털화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지식정보 제공 서비스나 지역사회의 핵심적인 교육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이 우리 도서관들에게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 아젠다(www.publicagenda.org)가 발표한 '21세기 도서관의 리더십' 보고서 역시 앞으로 도서관들은 새롭고 '비전통적인(nontraditional)' 역할(균등한 정보접근기회와 평생학습의 도구와 장소 제공, 지역사회의 이민자 언어·문화적 적응 지원 등)에 점차적으로 더 큰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서관도 이제는 '소유'가 아닌 '접속'"
도서관은 앞으로 '소유'가 아닌 '접속' 의 컨셉으로 접근하는 이용자들이 점점 많아질 전망이다. 현재 각국 도서관들은 주요 IT 업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앞 다퉈 ‘유비쿼터스 도서관(Ubiquitous Library)'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국의 대표적 검색 엔진 구글(Google)의 경우 하버드대학, 스탠포드대학, 옥스포드대학, 뉴욕공공도서관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도서관 프로젝트 'Google Library Project' (http://books.google.com/googleprint/library.html)를 구축, 운영 중이다. 또 유럽의 역내 약 45개 도서관은 온라인 합작 The European Library(www.theeuropeanlibrary.org)를 통해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세르비아 등 참여국 도서관의 장서와 잡지, 논문 등에 대한 각종 온라인/오프라인 자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 강국'임을 자부하는 우리나라도 그 어떤 나라보다 야심찬 국가차원의 디지털 도서관을 구상해 실현에 옮기고 있다. 물리적인 도서관 인프라가 뒤쳐지는 상황에서, 21세기에 한국이 도서관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도서관의 활성화라는 판단때문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여위숙 정보화담당관은 "개별적으로 디지털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종합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국내외 디지털도서관을 링크하는 디지털도서관을 국가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시도" 라며 "내년 12월 완성 시에는 국내 아날로그와 디지털 장서는 물론 해외 도서관디지털 장서, 국외 학술문화 자원, 디지털 문화유산 등을 통합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 도서관의 정보화 수준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각 공공도서관에 '도서관 전산화 소프트웨어'를 배포했으며, 지난 2000년도부터 모든 공공도서관들은 디지털자료실을 갖추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내 495개 주요 도서관과 해외 문헌정보 유통기관을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도서관정보망(KOLIS-NET: Korean Library Information System Network)을 형성, 문헌정보 DB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소장 중인 574만 장서의 목록정보로 국가자료종합목록 DB를 구축해 인터넷으로 전국 공공도서관에 서비스하고 있다. 원문 정보 서비스는 전국 7개 주요 도서관이 참여하는 국가전자도서관(www.dlibrary.go.kr)에서 볼 수 있다. ◆국민의 곁으로 다가가는 서비스 혁신 이외에도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달부터 어문학 문헌정보학실, 동북아 특수자료실 등 각층 자료실마다 '신착자료실 코너'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없는 독자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책을 찾아 대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봉사실도 신설했다. 등록시 기록된 휴대전화번호 SMS 시스템을 통해 비치 희망도서를 신청한 자료의 처리상황과 신청한 자료의 이용가능성 여부를 알려준다. 아울러 1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이집트 유물전’ 등 이용자들을 위한 특별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지난 2월부터는 아카이빙 시스템 오아시스(Online Archiving & Searching Internet Sources)를 구축하고 웹사이트(www.OASIS.go.kr)를 운영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디지털 환경에서 도출된 지적 활동의 결과물(URL, VOD 등)을 종이 대신 디지털 파일에 담아 국가가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내년에 완공될 국립디지털도서관의 주요한 자료 공급원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오아시스 구축은 소멸성이 강한 디지털 지적문화유산들을 기록, 수집, 보존하는 동시에 후대에 교육과 연구 자료로 남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국립디지털도서관 콘텐츠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작업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해외디지털자료 확충을 위해 인도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의 국립도서관과 디지털자료 연계계획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국립디지털도서관이 자리를 잡게되면 이러한 MOU 체결도 확대될 전망이다. ◆ "도서관도 살아있는 유기체, 사회의 변화에 맞춰야"
그러나 도서관의 전산화, 디지털화의 확산만으로는 시민들이 도서관에 기대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도서관정책과 황면 사무관은 "고령화, 조기퇴직 현상 등에 따라 이제는 평생학습을 하지 않고서는 직장세계에서 살아남기가 힘든 시대"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도서관도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도서관이 앞으로 평생교육, 자기주도형 학습의 기본인 최신 지식과 정보자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제전문사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 전문사서의 역량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사무관은 또 지역의 특성에 따라 공공도서관도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의 경우, 이들을 위한 언어교육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자를 포용하기 위한 공공도서관 차원의 문화교육지원은 이미 미국은 물론 일본, 인도네시아 등의 도서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서관에 대한 일반적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일주일에 책을 접하는 시간은 불과 3.1시간으로, 조사 대상 30국 중에 최하위를 기록했다. 도서관 이용의 목적을 독서를 통한 지적인 고민과 성장보다 시험공부나 취업준비에 둔다면, 아무리 우리 도서관들이 최신식 디지털 장비와 다양한 서비스를 갖춘다고 해도 제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하철과 바로 연결돼 있는 일본 오사카 중앙도서관을 꼽지 않더라도 지하철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백화점이 아닌 도서관인 경우가 꽤 많다. 21세기에는 도서관 확충과 함께 이러한 문화를 창조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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