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사람들/ 어물전 가게 최광례 씨

2006. 8. 20. 15:27내고향강진의 향기

장터사람들/ 어물전 가게 최광례 씨

가업 이어 11년째 장사 "힘들어도 보람 느껴요"

입력날짜 : 2006년 07월 22일

강진읍 상설시장의 어물전은 생선가게로는 이름이 나있다. 강진만을 비롯한 인근 해역과 탐진강에서 나오는 풍성한 어종이 이 곳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곳의 어물전은 명맥만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이 곳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강진읍 상설시장내에 위치한 어물전에서 갈치ㆍ홍어 등을 팔고 있는 최광례(39ㆍ여)씨를 만났다.
"어물전은 1년 중 6개월은 성수기이고 나머지는 비수기입니다. 성수기는 음력으로 3월 시제, 한식과 추석, 설 대목 등이고, 요즘은 비수기 중에서도 가장 한가한 시기죠."

이 어물전은 70~80평 규모로 10년 전까지만 해도 20~30개의 생선가게가 즐비했으나, 지금은 고작 8명의 상인만이 드문드문 가게를 지키고 있다.
최씨는 시부모가 이 곳에서 30년간 생선가게를 했고, 이를 이어받아 11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 그는 "요즘은 생선가게는 물론 재래시장을 대물림할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자식도 없습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이에 걸맞은 수입이 나오지 않게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3D 업종이랍니다."

비수기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게를 지키지만, 성수기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내내 일을 한단다. 생선은 매일 탐진강 포구인 남포에서 가져온다.
"8개의 생선가게 중 우리 가게를 포함해 2군데만 장사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나머지는 60대 이상 할머니들이 가게만 지키는 상황이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주변 사람이나 물건을 사러온 사람들 10명 중 9명은 '젊은 사람이 뭐 하러 이런 장사를 하느냐'고 물어봅니다. 시부모님한테 물려받은 가업이고, 떼돈을 벌어들이진 못하지만 그래도 '아는 장사'로 생활은 할 수 있어서…."
그러면서 "어물전이 살아나려면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노력과 고생을 할려고 하지 않고 쉽게 돈만 벌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작업에 들어가는 8월부터는 다시 바빠진다고 했다.

한편 이 곳 어물전에서 20년째 조기, 고등어, 갈치 등을 팔고 있는 최다임(78ㆍ여)씨는 "멋 모르고 시작한 생선가게이지만 지금은 늙고 몸도 아파 내일이라도 장사를 그만둘 생각"이라면서 "하루 12시간 가게를 지키고 있지만 10원 어치도 못 팔 때가 있다"고 말했다. 양동원 기자

'내고향강진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어를 잡아라!  (0) 2006.08.20
강진만...죽도  (0) 2006.08.20
부활하는 '비색' 강진청자  (0) 2006.08.20
강진군, 석연치 않는 BTL 사업  (0) 2006.08.20
< 강진 다산수련원 운영 `반쪽' >  (0) 200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