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업가들, '짝퉁과의 전쟁' 선포

2006. 8. 20. 20:15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세계 최고 기업가들, '짝퉁과의 전쟁' 선포
【서울=뉴시스】

DVD에서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의약품과 완구류,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계의 세계 최고 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위조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 판이 5일 보도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 소프트(MS) 최고경영자, 장-르네 포르투 비방디 유니버셜 회장, 앤드루 위티 글락소스미스 유럽본부 사장 등 다양한 업계의 최고 경영자 10여 명은 4일 런던에서 회의를 갖고 해적 행위 근절을 위해 힘을 합쳐 싸움을 벌여나가기로 합의했다.

에릭 니콜리 EMI 회장 겸 ‘위조 및 해적 행위 근절을 위한 기업행동’(BASCAP) 공동의장은 “해적 행위는 세계 모든 나라 모든 산업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콜리 회장은 지난 5년간 기술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발달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어떤 제품이든 진품과 거의 똑같게 복제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복제 행위는 “기업들과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을 파괴한다”면서 극단적인 경우 위조품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약업계의 경우 이제까지 위조품에 대해 심각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모든 의약품의 10분의1이 위조품이며 개도국에서 팔리는 의약품의 절반 이상이 위조품이라면서 위조 의약품의 경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니콜리 회장은 또 가짜 자동차 부품 역시 소비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제는 완구류나 식품으로까지 위조품이 확산되고 있어 업계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보건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네슬레의 피터 브라벡-레트메이드 회장 역시 “소비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위조품 사용으로 입게 될 위험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가들은 전 세계의 위조품 거래 규모가 연간 6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들의 경제성장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GE사의 부회장이자 NBC 유니버셜사의 최고경영자인 보브 라이트는 “지적재산권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음반 제작이나 소프트웨어 업체같은 창의적 산업들의 일자리가 해적 행위로 인해 사라지고 있으며 향수 등 화장품, 패션 의류, 소프트웨어 등의 판매 부진에 따른 정부 세수 감소로 납세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도국 역시 해적제품이 판치는 곳으로 인식되면 외국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져 불법 위조품으로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했다.

BASCAP은 앞으로 모조품이나 해적 제품들의 목록을 만들고 이에 대한 연구 및 통계자료들을 각 기업들과 정부들이 공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위조품 및 해적 제품 근절을 위한 전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BASCAP은 말했다.

브라벡 레트메이드 네슬레 회장은 그러나 무엇보다도 해적 행위 근절을 위한 각 국 정부들의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르투 비방디 회장 역시 “적절한 법적 틀과 이를 집행할 힘이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포르투 회장은 “미국에서조차 이를 위한 적절한 틀이 마련돼 있지 않으며 유럽의 상황은 미국에 비해 훨씬 못하다”고 덧붙였다.

유세진기자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