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짝퉁’ 온라인서 활개

2006년 2월 7일 (화) 21:39   경향신문

 

7일 유명 인터넷 쇼핑몰 지마켓의 ‘명품’ 코너에 들어가봤다. 정가 60만원 이상인 프랑스 명품 루이뷔통의 가방이 5만원에 팔리는가 하면, 1백만원을 호가하는 샤넬 핸드백은 19만8천원에 나와 있었다. 상품 소개란에는 분명 정품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설명을 읽어보면 ‘100% 국내 수작업’이라고 쓰여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 가짜 명품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동대문, 이태원 등의 가게에서 은밀하게 팔리던 모조품들이 온라인으로 진출한 것이다.

가짜 명품 판매는 팔려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점포를 개설하고 사이트 운영자가 이를 중계하는 ‘오픈 마켓’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쇼핑몰 옥션 사이트를 검색해도 의류명품 돌체 앤 가바나, 가죽제품을 만드는 발리의 이름을 내건 판매자들이 버젓이 점포를 개설,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인터파크 경우에도 유명 명품을 검색하니 60여가지 상품이 떴다. 하지만 이 명품사는 원칙적으로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는다.

이처럼 간판만 명품이지, 실제는 ‘짝퉁’이다보니 소비자들의 불만도 크다. 지마켓에서 판매된 명품 목걸이를 산 한 네티즌은 “배송받고 보니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싼 티가 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인 임모씨(30·여)는 “인터넷 쇼핑몰 개점 초기에는 물건을 믿을 수 있었는데, 가짜 명품이 판치다보니 싸구려 장터같아서 물건 사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특허청 위조상품신고센터에 신고되는 건수도 폭주하고 있다. 특허청 위조상품신고센터에 제보된 상표법 위반 사례는 지난 1월에만 220여건에 달한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유통되는 가짜 명품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어렵다. 판매자들이 대부분 소규모로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데다,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판매자의 소재를 정확히 찾기 어려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가짜 명품을 단속하는 각 지자체에서도 온라인에 대해서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생활경제과 관계자는 “단속반이 매일 시장을 돌며 가짜 명품을 단속하지만, 온라인은 전국적인 사안이라 한 자치단체에서 나서 단속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쇼핑몰 입장에서도 가짜 명품 판매가 이미지를 해친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지만, 완전히 뿌리 뽑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상표권을 침해하는 상품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지만, 판매되는 물건 종류만 60만종에 달하다보니 최근에 등록된 상품이거나 판매량이 미미한 상품에 대해서는 완전한 규제가 어렵다”고 밝혔다.

옥션 관계자는 “80여개 상표권자들이 직접 가짜 상품을 선별해 판매금지를 요청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사이트에서도 역시 가짜 명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정자 상담부장은 “인터넷상 영세 판매자가 내놓은 가짜 명품 구입과 관련해 분쟁이 생겼을 경우 해결이 쉽지 않다”며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