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진 `와보랑께박물관`-옛날 물건 가득
2006. 8. 23. 23:58ㆍ내고향강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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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답사 1번지'로 알려진 강진군에 있는 '와보랑께박물관'.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없이 살았던 그 때 그 시절에 쓰던 생활용품이 즐비한 곳이다. 주인 김성우(60)씨는 박물관을 다짜고짜 '얼척 없는 데'(어이 없는 곳) 라고 소개한다. "사람들이 읽어봄서 좋아라 하제. 오매 인자 안 쓰는 말인디 함서. 전라도 아닌 딴디 사람들도 뭔 말인지 잘 모름서도 재밌어라 허고…." 지금은 사투리 쓰는 사람들도 많이 사라지고 그 정겹고 재미있는 말들도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생각나는 대로 하나 둘씩 써놓았다는 전라도 사투리. 공통어나 표준어와는 다른, 남도 특유한 단어나 언어적용법인 사투리가 이곳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다. "오매 사삭스렁거."(엄살 부리고 있네) "기여, 안 기여?"(맞는 것이냐, 틀린 것이냐?) "모냥이 밸시럽드랑께."(모양이 이상하게 생겼구나) "올랑가 말랑가 으짤랑가."(올 것인지, 말 것인지 말 좀 해보소) "글 안 해도 물어볼락 했는디…"(그렇지 않아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리 뽀짝 와바야."(이리 가까이 와봐라) "오매 왜 그라요."(어머 왜 그러세요?)
전라도 사투리로 도배해 놓은 컨테이너 건물 안에는 또 오래된 생활용품들로 빼곡하다. 보기 좋게 정리해 놓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먼지가 내려앉아 있는 모습에서 더 정겨움이 느껴진다. 하나의 전시장으로 손색이 없다. 전시품은 몇 십 년 된 생활용품과 농기구들이 대부분이다. 특별하거나 값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빠르게 변해온 우리의 생활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고 밀려나버린 것들이다. 자신이 자취생활하면서 쓰던 곤로를 비롯해 밥그릇, 술잔에서부터 먼 추억 속의 얘기가 되어버린 홍두깨, 수세미, 풍금, 옛 전화기, 담배(청자, 봉초, 새마을 등), 수동계산기, 타자기, 흑백텔레비전, 녹음기, 미군정기 교과서 등 우리의 지나온 생활사가 담긴 물건들이다. 대략 3000여 점에 달한다고.
정원엔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심어놓았다는 해바라기와 봉숭아, 조롱박, 나리꽃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띠를 익힐 수 있는 석상들도 줄지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을 그냥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왔다가 실망할 수도 있응께. 일삼아 오지는 마쇼. 그냥 강진 지나는 길에 부담 없이 한번 와 보쇼. 와 보랑께." 순박하게 웃으면서 던지는 그의 말이 정겹게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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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명래
글쓴이 : 야생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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