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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짝퉁 명품을 팔고 있는 노점상에는 불과 30여분만에 수십개의 짝퉁이 팔려나가고 있다. ⓒ프리존뉴스 |
| 16일 저녁 8시를 넘어선 동대문. 동대문운동장 뒷편 평화시장 사거리로 노점상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으며 30여분
남짓 만에 100여개의 노점들이 빽빽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루이비통, 샤넬, 구찌, 에트로 등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세계적인 명품들을 팔고 있는 노점상들이다.
“자~ 구경해요 구경해. 명품하고 비교해서 전혀 손색이 없는 특 A급 물건.
샤넬, 루이비통 명품 백 지갑이 단돈 만원에서부터 3만원까지. 마음에 드는 것 바로 이 가격에~ 골라요 골라.”
상인이 박스에서
명품지갑들을 매대위에 쏟아놓고 호객행위를 하자 곧 이어 하나둘 젊은 여성들을 비롯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노점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을 헤집고 기자 역시 물건을 고르려 다가가니 한국인 뿐만이 아닌 일본, 중국 관광객들도 상당수다.
동대문 짝퉁시장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해 지방의 도매업자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 ‘명소’라는 것이 짝퉁상인의 말이다.
"외국인요? 하루에도
수십명의 일본인이 여기서 물건을 사가요. 그러다 보니 이 장사하며 3개국어는 할 줄 안다니까요."
실제로 짝퉁을 판매하고 있는
상인은 유창하게 일본어, 중국어를 구사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격을 설명하고 있다.
이같이 노점에서는 명품 로고가 새겨진 짝퉁
제품을 버젓이 내놓고 팔고있고, 대형쇼핑몰에 입점한 상가들 조차도 소위 ‘A급’ 짝퉁 상품들을 철저한 보안 속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노점상의
전언이다.
실제로 A급 명품 짝퉁을 동대문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M쇼핑몰의 경우도 지하 1층과 4층에 약10여 곳의
매장에서 구찌 핸드백을 6만5천~9만원, 루이비통 가방을 8만5천~13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한 매장에 들러 A급 제품문의를
하자 상인은 카달로그를 보여주며 “여기서는 일단 모양만 보고 제품을 주문하면 좋은 것으로 갖다 주겠다. 10분이면 충분하다”며 잠시 뒤 어디선가
명품가방 서너개를 들고와 가격을 불러줬다.
명품가방을 사러왔다는 서울 종암동의 여대생 이모씨는 "실제로 친구들 중에 명품 하나 없는
경우는 한 명도 없다. 실제로 명품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A급 정도면 진짜와 짝퉁을 구별하기가 쉽지않다. 가격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명품
A급을 사기 위해 가끔 이곳에 들른다"고 말했다.
현재 동대문에는 노점을 비롯해 유명 쇼핑몰에서도 버젓이 소위 '짝퉁 명품'이 판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곳에서만 짝퉁이 넘쳐나는 것일까? 짝퉁들이 활개친다는 인터넷 사이트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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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상에서 쉽게 짝퉁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 ⓒ프리존뉴스 |
| 15일 유명 인터넷 쇼핑몰 지마켓의 '명품' 코너에 들어가봤다. 정가 60만원 이상인 프랑스 명품 루이뷔통 가방이
5만원에 팔리는가 하면, 1백만원을 호가하는 샤넬 핸드백도 19만8천원에 나와 있다.
상품 소개란에는 정품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100% 국내 수작업'이라고 쓰여 있다. 동대문, 이태원 등의 가게에서 은밀하게 팔리고 있는 짝퉁들이 온라인으로도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이다.
쇼핑몰 '옥션' 사이트를 검색해도 마찬가지다. 의류명품 돌체 앤 가바나, 가죽제품을 만드는 발리의 이름을
내건 판매자들이 버젓이 점포를 개설,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으며 인터파크 경우에도 유명 명품을 검색하니 60여가지 상품이
떴다.
이처럼 동대문을 비롯해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서 버젓이 짝퉁을 판매하고 있지만 단속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 같은
이유는 왜일까.
동대문 한 상인의 말에 의하면 짝퉁 제조공장들이 점조직 형태로 흩어져있는데다, 노점상들은 언제든지 매대를 접고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5년째 동대문 노점에서 짝퉁상품을 팔고 있다는 최모씨는 “단속이 떠도 노점은 바로 철수할 수 있어
문제없다”며 “단속반 무서워서 장사못할 것이라면 5년째 이렇게 장사 못하지"라며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들어 특허청은 짝퉁제품 유통을 뿌리뽑기 위해 짝퉁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최고 1천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짝퉁제품을 팔고 있는 곳을 신고한다고 치더라도 단속반이 오기 전에 이미 철수를 하다보니 신고해도 무용지물인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짝퉁 노점상들이 오히려 더 늘었다는 게 주변 상인의 말이다. 인근에서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요즘은 단속반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불과 한달전만해도 짝퉁 매대가 한두개 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대여섯개가 나와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대문 시장 모조품 단속을 전담하는 중부경찰서의 김준호 경장은 “노점은 단속 해봐야 이미
공장이 철수한 뒤라 뒷북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특히 단속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실제로 적발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믄 것이 사실"이라고
적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달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짝퉁 핸드백을 판매한 혐의로 중국 상하이의 까르푸 매장을
법정고발하였으며, 프랑스 당국은 모조품 구매자에게도 벌금을 물리기로 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짝퉁과의 전쟁’을 국가적으로 한창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사정은 지구촌과는 아랑곳 없이 짝퉁으로 불야성인 것이 2006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pk1404@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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