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따라잡기]모조품 소비 현상

2006. 10. 9. 17:06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시사 따라잡기]모조품 소비 현상
◇경찰에 적발된 가짜 명품 가방들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형태의 ‘오픈마켓’을 통해 가짜 명품 가방과 의류 등을 제조, 판매해 온 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은 1일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위조해 가짜 명품 의류와 골프 가방을 제조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의류 제조업자 김모(42)씨를 구속하고 이모(3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G마켓과 옥션 등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해 이들이 만든 짝퉁 상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주부 오모(45)씨와 휴학생 김모(24)씨 등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2006년 10월1일 세계일보〉

〈문제〉 이 사건을 근거로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모조품 소비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해 설명하시오.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위 문제를 제시하고 답변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모조품을 만드는 것도, 소비하는 것도 사회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모조품 소비 현상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미’라는 주제는 고사하고, ‘왜 사람들은 명품을 갖고 싶어할까?’라는 기본적인 문제 설정도 못했다.

‘시사’를 암기해야 할 지식으로 알고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결론부터 말한다면 시사적 지식을 묻는 논·구술 시험은 없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논·구술은 바로 ‘지금, 여기에’ 벌어지는 현실들을 통해 미래적 대안을 묻는다. 때론 고전을 응용한 문제도 있지만 질문의 주제는 현실과 대안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논술문을 쓸 때 시사적 쟁점을 근거로 제시해 자신의 견해를 풍부하게 만들도록 활용해야 한다. 또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원리를 추론해 깊이 있는 사고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일은 우연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모조품 소비현상’에 대한 논술을 작성할 때도 경제적 측면에서 사기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왜 사람들이 모조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지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명품 소비 심리를 형성하는 자본주의적 욕망도 알아둬야 한다. 1000만원을 넘는 시계를 산다는 것은 이미 ‘시간을 알려주는 기기’라는 사용가치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명품 소비는 사용가치가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과시하는 수단이고, 이를 부러워하지만 따라할 수 없는 사람들은 모조품을 찾게 된다. 이런 이들은 자기가 가진 것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저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만 집착한다.

짝퉁 소비 현상은 단순히 가짜를 만들어 이윤을 챙기려는 악덕업자들이 늘어나는 현상만으로 국한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필요한 물건을 샀던 과거에 비해 요즘의 소비 행태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지적해야 할 것이다.

초암논술 강사 함경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