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만나러 가던 길 금빛 개펄에 취하다
2006. 10. 11. 21:46ㆍ내고향강진의 향기
다산 만나러 가던 길 금빛 개펄에 취하다
(::전남 강진으로 가을 남도여행::)
추석은 잘 쇠셨습니까. 최장 9일까지 이어진 긴 휴일이 끝나고 일상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으시지요. 귀성길의 피로까지 겹쳤 다면 아마 더 하실 겁니다. 그러나 모두들 이렇게 지쳐있을 때가, 사실 ‘먼 여행’을 떠나는 데는 가장 좋을 때랍니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보면 명절 연휴 직후의 주말에는 차량통행 이 크게 줄어듭니다. 매번 차량정체 걱정에 동선을 길게 잡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에 과감하게 긴 탈출을 감행해보시지요.
명절 연휴 내내 가족들 수발에 지친 아내를 위무하는 데도 여행 만 한 것이 없습니다. 더구나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남쪽으 로 물들어가고, 노랗게 익은 벼들이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이즈음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랍니다.
그래서 이번 주 이스케이프 팀도 좀 멀리 다녀왔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와 영암을 지나 전남 강진 땅에서 다산 정 약용의 발자취를 짚어봤습니다.
다산초당에서 오솔길을 넘어 생전의 다산과 교류했던 혜장선사의 자취를 찾아 백련사도 돌아봤답니다. 백련사는 절집을 둘러싼 7000여그루의 동백나무들이 일품이지만, 지금은 새로 심어놓은 선홍색 석산(꽃무릇)이 한창이더군요. 배롱나무도 마지막 빨간 꽃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느릿느릿 정약용의 행적을 쫓다보니 열정적으로 학문에 몰두하던 대학자보다는 유배지에서 아내가 보내온 붉은 치마를 부여잡고 눈물을 떨어뜨리는 남편이자, 자식이 행여 잘못된 길로 갈까 노 심초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 가까이 다가왔답니다.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따라간 강진만에서는 건강한 개펄을 만나고,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간척지에서는 누렇게 잘 여문 벼이삭이 물결치는 논을 만났습니다. 여명의 햇살을 받아 붉게 달궈진 강진만의 개펄 풍경도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떡 벌어지게 차려서 내놓는 남도의 밥상은 또 어떻고요. 모든 것이 넉넉한 계절입니다. 가을의 한복판, 가족들과 함께 좀 멀리 떠나보시지요.
강진 =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추석은 잘 쇠셨습니까. 최장 9일까지 이어진 긴 휴일이 끝나고 일상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으시지요. 귀성길의 피로까지 겹쳤 다면 아마 더 하실 겁니다. 그러나 모두들 이렇게 지쳐있을 때가, 사실 ‘먼 여행’을 떠나는 데는 가장 좋을 때랍니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보면 명절 연휴 직후의 주말에는 차량통행 이 크게 줄어듭니다. 매번 차량정체 걱정에 동선을 길게 잡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에 과감하게 긴 탈출을 감행해보시지요.
명절 연휴 내내 가족들 수발에 지친 아내를 위무하는 데도 여행 만 한 것이 없습니다. 더구나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남쪽으 로 물들어가고, 노랗게 익은 벼들이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이즈음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랍니다.
그래서 이번 주 이스케이프 팀도 좀 멀리 다녀왔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와 영암을 지나 전남 강진 땅에서 다산 정 약용의 발자취를 짚어봤습니다.
다산초당에서 오솔길을 넘어 생전의 다산과 교류했던 혜장선사의 자취를 찾아 백련사도 돌아봤답니다. 백련사는 절집을 둘러싼 7000여그루의 동백나무들이 일품이지만, 지금은 새로 심어놓은 선홍색 석산(꽃무릇)이 한창이더군요. 배롱나무도 마지막 빨간 꽃 망울을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느릿느릿 정약용의 행적을 쫓다보니 열정적으로 학문에 몰두하던 대학자보다는 유배지에서 아내가 보내온 붉은 치마를 부여잡고 눈물을 떨어뜨리는 남편이자, 자식이 행여 잘못된 길로 갈까 노 심초사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더 가까이 다가왔답니다.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핀 꽃길을 따라간 강진만에서는 건강한 개펄을 만나고,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간척지에서는 누렇게 잘 여문 벼이삭이 물결치는 논을 만났습니다. 여명의 햇살을 받아 붉게 달궈진 강진만의 개펄 풍경도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느 식당을 들어가도 떡 벌어지게 차려서 내놓는 남도의 밥상은 또 어떻고요. 모든 것이 넉넉한 계절입니다. 가을의 한복판, 가족들과 함께 좀 멀리 떠나보시지요.
강진 =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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