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먹는 저녁 국수 가락 앞에 놓인 순하고 가지런한 눈썹들 눈썹처럼 돋는 웃음이 따뜻하고 면발 같은 말들이 졸깃해 목구멍이 뜨끈해 오는 저녁 너를 떠올리는 가슴이 장국처럼 따뜻하다 어디선가 툭 끊어진 이야기들이 통통하고 길다 후루룩후루룩 바람이 훌렁하고 문득 울리는 전..
자신의 일을 잘 몰라도 인생의 거의 모든 불행은 자기에 관한 일을 잘못 생각해서 생긴다. 일을 건전하게 판단하는 것은 행복의 첫 걸음이다. - 스탕달 - 자신이나 자신주변에 대한 판단이 정확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판단을 높이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지식을 쌓고 경험을 모..
파문을 짓다 다리 아래를 따라 걸으면, 비가 오는지 멈췄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워낙 가는 줄기의 비여서 무심히 걸어가지요. 그러다가 가까이 보이는 호수를 바라다보면, 마치 소금쟁이가 지나가듯 작은 파문이 살며시 비치곤 합니다. 비가 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아무런 생각도..
거룩한 비행 요즈음, 강변을 걷다보면 철새의 이동을 종종 봅니다. 한 무리가 지나가면 다른 무리가 뒤이어 옵니다. 입동을 전후한 이즘이 가장 많은 철새의 이동이 있다고 하네요. 그 광경을 올려다보면 감격에 눈물 한 방울 똑 떨어지기도 합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는 풍경은 그저 고요..
바위채송화 바위채송화 : 산속 바위 위에 자생하는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잎은 채송화와 유사한 다육질이다. 높이는 7cm~10cm 정도로 원줄기 밑부분이 옆으로 뻗으면서 윗부분은 가지와 함께 곧게 서서 자란다. 꽃은 노란색으로 6월부터 7월까지 가지 끝에 핀다...
응답이 오고가는 벽 '벽'은 건물이 서기 위한 구조적 뼈대이며, 건물의 외관이 드러나는 피부다. 세상의 모든 건물은 흙이나 벽돌이나 나무나 쇠, 콘크리트 등으로 다양한 벽을 쌓는다. 벽은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경계면이며, 외부의 침입을 막는 방어막이다. 견고함은 그래서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