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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세관24시] 대구 세관 환급도우미 역할도 마다 않아 |
"비상!! 출동하세요."
지난달 21일 오전 8시. 대구세관 조사직원들의 비상연락망이 풀 가동됐다. 대구세관 공항사무실 정보 분석직원으로부터 마약밀수 혐의자 김 모씨(46세)와 박 모씨(51세)가 중국 심양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출발하는 중국 남방항공 노선을 예약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요일 아침이라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즐기려던 대구세관 조사담당 직원들은 아쉽기는 하지만 '마약 밀수범은 내 손으로 꼭 잡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속속 대구공항으로 모였다.
대구세관 조사담당 직원들은 항공사로부터 전송된 여행객 명부와 관세청이 가동하고 있는 여행자정보 사전분석시스템을 통해 김 모씨 등이 항공기에 탑승한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아직은 불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이는 과거에 주민등록상의 사진과 실물 차이가 너무 많이 나 혐의자를 가려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사요원들은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 긴밀한 협조를 요청해 용의자들의 여권 사진을 확인하고 입국심사대를 통과할 때 수신호를 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사전에 수립된 검거 계획을 현장에서 다시 한번 치밀하게 점검했다.
용의자들이 탄 항공기가 예정된 도착시간보다 15분 늦은 오전 10시40분경 대구공항 계류장으로 서서히 들어오자 조사요원들의 행동이 더욱 민첩해졌다.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입국심사를 위해 하나 둘 모여들자 승객으로 위장한 조사요원이 그들 속으로 파고들어 미리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파악한 인상착의를 토대로 혐의자들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사전 여행자 선별시스템으로 일반인은 신속한 통관
잠시후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김 모씨와 그로부터 약 10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들어오는 박 모씨가 조사요원의 시야에 포착됐다.
이를 발견한 홍순필 조사반장의 수신호가 떨어졌다. 10시55분경 마약탐지견 슈가(Sugar)가 입국심사를 마치고 문형금속탐지기를 통과한 김 모씨 옆을 지나가는 순간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김 씨가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그 순간 조사요원들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됐다. 용의자들이 수사관이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면 마약을 포기하거나 발각될 경우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용의자들 역시 마약 소지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사요원들과 쫓는 자와 쫓기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김 씨와 박 씨가 입국장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조사요원들은 그들에게 다가가 "잠시 확인할 사항이 있으니 대구세관 공항사무실로 임의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용의자들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언 듯 비쳤으나 태연한 척 임의동행에 응했고 그들을 공항 사무실에 데려와 용의자의 소지품을 검사했으나 마약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요원들은 용의자들이 마약을 감추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조사를 포기하지 않고 용의자들에게 신변검색을 요청했다. 용의자들은 완강히 이를 거부했다.
낮 12시경. 홍순필 반장은 이대로는 도저히 신변검색을 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 '신변 검색에 불응할 경우 마약류 소지혐의로 긴급체포 될 수도 있으며 지금이라도 마약 은닉사실을 순순히 자백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용의자 김 씨가 갑자기 설사를 핑계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요청했다. 신변에 은닉한 마약가루를 변기 통에 흘려보내 증거를 인멸 할 수도 있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용변이 급하다는 용의자를 화장실에 가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조사요원 2명과 함께 화장실로 가서 문을 열어둔 채 플라스틱으로 된 쓰레기통에 용변을 볼 것을 권했고, 용의자는 용변이 무척 급했던 지 순순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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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 아랫배에 마약이 은닉된 모습 | 용의자가 용변을 보고 일어서는 순간 조사요원들의 눈에 아랫배 부분이 불룩하게 나와 바지를 자연스럽게 입지 못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복부 아래쪽에 마약을 감추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었다.
대구세관 조사요원들은 김 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 한 후 신변 압수수색을 실시, 용의자가 비닐봉지로 이중 포장한 뒤 배에 두른 복대 속에 노란테이프로 단단히 고정시킨 백색가루 뭉치를 발견해 냈다.
이에 따라 조사요원들은 용의자를 추궁, 백색가루가 중국 심양에서 구입한 필로폰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사건을 지휘한 김상수 조사계장은 "긴장된 하루였지만 오늘처럼 성과가 있으면 모든 피로가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며 모든 공을 함께 한 동료직원들에게 돌렸다.
김 계장은 "대구공항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마약의 안전 지역이 아니라 새로운 마약 유입처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마약류 밀수 적발에 조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있은 지 한달 여 뒤인 지난 19일 오후 2시 대구공항.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자들이 평균 17분 38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전국 공항 중 가장 빠른 셈이다.
이같이 신속하게 통관절차를 진행하는 데도 마약류 밀수범 등을 검거할 수 있는 것은 대구세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여행자선별 시스템인 PASS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
밀수 가능성이 높은 우범 여행자는 항공기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선별해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일반 여행자들은 신속한 통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세관은 지난 4월부터 이달 14일까지 PASS를 운영한 결과 가짜 상품 2450점, 장뇌삼 269뿌리 등 범칙시가 3억 원 상당을 적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 중소기업의 어려움, 대구세관이 해결합니다
대구세관은 대표적인 내륙지 세관으로서 주로 섬유 및 안경 산업관련 업체가 많이 소재하고 있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어느 것보다 중요한 업무이다.
특히 최근 환율 인상 및 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로 지역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세관은 이러한 내륙지세관의 특성을 살려 '찾아서 지원하는 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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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급도우미가 인터넷환급절차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19일 오후 3시. 대구세관 납세심사과 사무실에서는 한 여직원이 대구세관을 방문한 고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이 직원은 대구세관 '환급 도우미'로서 환급업체의 불편사항을 친절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대구세관에서 운영하는 환급관련 전담 상담직원이다.
잠시 후 대구소재 중소수출업체인 A전자의 수출입업무 담당직원이 찾아왔다. 지금까지 관세사무소를 통하여 해오던 관세환급 업무를 관세청에서 작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터넷 환급 시스템을 이용하여 직접 해보고자 온 것이었다.
환급 도우미는 대구세관에서 자체 제작한 인터넷 환급 길라잡이를 참고해 인터넷 환급 절차를 꼼꼼히 설명하고 인터넷 환급시스템을 이용할 때 꼭 필요한 공인인증서 발급을 안내하기 위해 해당 부서인 세관운영과로 향했다.
이같은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대구세관의 인터넷 환급 이용률은 43%(6,708건)로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 세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역 중소업체의 자금부담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감사의 글이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세관은 또 대구지역 특화산업인 안경수출업체에 대한 적극적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과 MOU를 체결하여 해외전시 안경용품의 세관통관을 신속 간편하게 통관될 수 있도록 '해외전시 안경용품 휴대반출제도'를 신설하기도 하는 등 중소수출업체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