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군부대 방문하면 한국 현재와 미래 믿음 생겨”

2007. 1. 31. 10:45나의 취재수첩

노 대통령 “군부대 방문하면 한국 현재와 미래 믿음 생겨”
경기 포천 전방 부대 ‘선진 병영문화개선’ 현장 방문
  2007-01-30 12:35:10 입력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경기도 포천지역 군부대를 방문해 “(군복무제도 개선은) 꼭 필요한 일이고, 전체 한국의 청년인적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학제와 더불어 아주 길게 점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경기도 포천지역 군부대를 방문해 현대화된 군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홍보지원팀>

노 대통령은 이날 포천지역에 위치한 승진부대와 맹호부대를 방문해 김장수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선진 병영문화개선’ 보고를 받고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당장 여러분에게 큰 혜택이 없어서 미안하다”며 “미안하지만, 당장 여러분들에게 혜택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군복무 제도가 매우 합리화되어 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군부대 방문행사는 김 장관과 김관진 합참의장, 박흥렬 육참총장 등 군 주요 간부와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등이 수행했다.

김장수 장관은 이날 ‘선진 병영문화개선’의 추진목표인 “선 간부 의식전환, 자기발전 여건 조성, 군 개발 추진, 인권 존중, 환경 개선 등을 실현해 ‘가고 싶은 군대, 보내고 싶은 군대’로 만들겠다”고 보고했다.

국방부의 ‘선진 병영문화개선’은 “인권 존중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병영생활의 총체”로 규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반 환경을 조성해 화합과 단결이 잘된 강군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 2005년 6월 연천 GP 총기사고 이후 노 대통령 지시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병영문화개선 대책위원회’와 ‘의무발전추진위원회’를 설치, 국방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진 병영문화, 의무발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추진 중인 ‘병 상호간 지시 금지’ 등도 선진 병영문화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국방부는 이날 보고를 통해 지난 1년간 병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병사 8~10명당 1대 기준으로 인터넷 PC 설치(현재 68% 보급) △e-러닝 포털시스템 구축, 자기개발 여건 마련 △군교육 훈련의 학점인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장병 만족도 2002년 64%→2006년 84.6%로 향상

또 “장병들의 군복무 만족도가 지난 2002년 64%에서 2006년 84.6%로 획기적으로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병영 문화개선’ 현황을 보고 받고 인사말을 통해 “군부대 방문을 하면 기분이 우선 좋다”며 “대통령된 보람도 좀 크게 느끼고 한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이 생긴다. 현재 안전에 대해 믿음이 생기고 미래 가능성에 대해 믿음이 생기고, 오늘 두 분 보고가 원체 완벽해서 별달리 질문할 게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부대 왔을 때는 기분이 좋은데 한 번씩 군에 관한 보도가 나오면 걱정될 때도 있다”며 “한꺼번에 모든 것이 다 바뀌는 게 아니니까 노력해서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되 좀 더 노력해서 좀 더 빨리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보충위 문제도 잘 됐고, 인터넷도 잘 가고 있는 것 같고 정말 제일 중요한 것이 군 의료체계 개선”이라며 “이건 우리 군대 있을 때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아이를 군에 보내놓으니까 제일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좀 다쳤는데 겉으로 표도 안 나고 그렇다고 가서 병원에 딱 누울만한 병도 아니고, 훈련 받을 만한 병도 아니고 아주 난감한 경우에 부모 마음이란 것이 불안하다”며 “군 의료기술 수준에 대해, 시설에 대해 국민이 믿음을 갖고 갈 수 있게 변화된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치하했다.

노 대통령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억압하고 지배해선 안 돼”

노 대통령은 승진부대 방문 후 맹호부대에서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옛날에 내가 군대 생활할 때, 고참들이 자꾸만 군대 좋아졌다, 우리 졸병 때는 뭐라 뭐라 하면서, 군대 좋아진 거야. 내가 고참 되었을 때, 다시 옛날 같으면 벌써 군대 좋아진 거야”라고 했다며 “계속 변화하는 것 맞는가 보다. 주관적 판단도 있지만, 지금 여러분 모습 보면 참 많이 변했다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것이 많지만 결국 사람”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이 친구를 존중하고, 사람이 제일 중요하니까. 사람이라는 것은 관계로 성립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뭔가 자신을 약간 희생하고, 약간 헌신하면, 엄청나게 좋아진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받아들여야 되는 지휘명령을 제대로 받아들여야 하고, 해서는 안되는 지휘명령을 하지 않아야 되는 이 구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합법적으로 지어진 의무를 국가를 대신해서 요구하고, 여러분은 복종해야 한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합법적인 의무는 철저하게 복종하고, 지휘하는 사람들은 개인적 지배가 아니고, 그 사람들에게 부당하게 억압하고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 관계를 사람 사이에서 존중하고 조금 헌신하면, 돌아간다. 쉽진 않다”며 “서로들 같은 문화 속에 오래 살면, 사람 성격이 좋아지고 바뀐다. 군에 왔을 때 여러분이 스스로 마음먹고, 스스로 수련해보라”고 당부했다.

또 “물론 학교에도 친구가 있고, 가정에는 형제가 있고, 마을에도 친구가 있지만, 군 동료처럼 이렇게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며 “아주 밀접한 관계를 남끼리 맺었을 때, 아주 훌륭하게 공동체 생활을 잘 해내면 어디 가서도 남한테 누가 되지 않고, 따돌림 받지 않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회에 자기를 잘 수련하시고, 큰 성공하라”고 기원했다.
김서중 기자(ipc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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