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과 명품’ EU “처벌 강화”

2007. 7. 23. 12:45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18일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브뤼셀 도심 남쪽 구역인 루이제 거리.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품 거리인 루이제 거리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구치, 샤넬, 루이뷔통, 버버리, 크리스찬 디올 등 고급 브랜드들의 전문상가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브뤼셀 시내는 휴가철을 맞아 한산했으나 루이제 거리는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루이제 광장에서 나뮈르 역까지 뻗은 거리엔 갈라리 루이제 등 대형 쇼핑센터까지 들어서 있다. 루이제 거리와 함께 거대한 직사각형 형태의 쇼핑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중국 상하이나 한국의 이태원에서 볼 수 있는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모조품은 찾기 힘들다.

샤넬 매장의 점원인 크리스티나(38)씨는 "유럽 각지는 물론 최근에는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이곳에서는 워낙 단속이 잦은 데다 처벌이 엄해 짝퉁 제품은 발디딜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로 세계 명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EU가 FTA 협상에서 짝퉁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한국을 짝퉁 수출국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것. EU측은 지적재산권 분과 협상에서 현재 친고죄(고소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할 수 있는 범죄)로 분류돼 있는 짝퉁 처벌을 고소 고발 없이도 처벌할 수 있도록 바꾸라고 압박하고 있다. 짝퉁 생산업체 정보 공개, 세관의 짝퉁 압수권한 강화 등도 요구했다.

한국 협상단 관계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짝퉁이 해외로 수출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EU 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 논리"라며 "여기에다 EU는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명품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협상 현장에서 통상교섭본부와 산업자원부가 개방 수준을 놓고 집안싸움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측은 "보수적인 우리측 상품 개방안을 고려할 때 자동차 개방 시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비해 산자부는 "EU의 상품 개방 수준이 우리보다 높다는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측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2차 협상 개시 전에도 갈등을 빚었던 양 부처가 협상장에서마저 분열양상을 보임에 따라 스스로 협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협상에 나서기 전 부처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협상장에서 이를 드러내는 것은 적전분열로 자칫하다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200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