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대행 사이트 불법 거래 극성

2007. 8. 18. 08:54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시알리스, 비아그라, 일본 포르노물(AV), 담배, 군용 칼….

국내 유통이 금지돼 있거나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물품들이다. 담배도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이들 제품을 구하기는 '땅 짚고 헤엄치기'만큼이나 쉽다.

구글.네이버 등의 검색 사이트를 통하면 이들 물건을 대신 구매해 집까지 배달해주는 불법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불법 물품의 바다, 인터넷=취재진이 실제로 10분간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 인터넷을 뒤졌다. 그 결과 시알리스나 비아그라.레비트라 등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을 팔고 있는 사이트 10여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비아그라 1상자 30정, 6만원'처럼 구체적인 가격을 밝혀 놓고 입금과 배송 절차까지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상당수 사이트는 성분이 불분명한 것들을 최음제라고 팔기도 했다.

의약품뿐이 아니다. 수입이 금지된 일본이나 미국의 포르노물(AV), 심의를 거치지 않은 컴퓨터 게임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말보로.마일드세븐 등 외국산 담배를 보루(열 갑) ? 騈㎎?판매하는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상품을 사는 이유는 싼 가격 때문이다. 예컨대 말보로 한 보루는 1만1000원 정도로 시중 판매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옥션이나 G마켓의 '오픈마켓'을 통해 정식 유통이 금지된 품목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오픈마켓은 등록비와 수수료만 내면 누구나 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손도끼.군용 칼, 심지어 경찰이 사용하는 호신봉을 판매하는 업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직접 물건을 구하거나, 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품을 조달해 물품 대금과 수수료를 받고 원하는 이들에게 보내준다.

국제특송과 택배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매 희망자는 불법 물품을 집에 앉아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수사나 단속은 쉽지 않다. 대부분 홈페이지 서버를 해외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서버가 해외에 있어 사이트 폐쇄 등 물리적으로 완전히 봉쇄하기가 어렵다"며 "IP 차단이나 검색어 필터링을 이용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짝퉁' 판매도 주의해야=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의류나 가전제품.시계를 구입하는 것은 젊은 층 사이에서 널 리 퍼져 있다.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테이션 제품을 진품이라 속여 판매하거나, 하자가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달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해 세이코 손목시계를 주문한 김모(29)씨는 문자판이 비뚤어진 제품을 배송받았다. 그러나 물품 판매자는 자취를 감췄고, 물건을 중계해준 업자는 "판매자와 연락해서 해결하라"는 답만 되풀이했다.

중국에서 2년간 MP3플레이어 구매 대행업체를 운영한 노모(26)씨는 "애플의 아이팟이나 삼성의 옙 같은 유명 제품과 모양만 같은 가짜를 진품이라 속여 판매하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싼값에 구매 희망자를 끌어 모은 뒤 제품을 보내고 연락을 끊는 수법이 자주 쓰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 관련 민원은 2005년 153건에서 지난해 253건으로 크게 늘었다. 전자상거래센터 정지연 홍보팀장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싼 경우는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한다"며 "대형 업체를 이용하더라도 반품이 까다로우니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2007.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