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흘러간다

2007. 9. 19. 09:30살며 생각하며...

 

흔들리며 흘러간다

말수가 적은 강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끔씩 어깨를 들썩인다.
짙푸른 산이 살며시 들어와 거꾸로 서 있고
하늘도 강의 넓은 품에 안겨 속삭인다.

고단한 풀들이 발을 담근 강가
포풀러나무 한 그루 파르르 떨 때마다
사금파리로 반짝이는 햇빛 부스러기들
지나던 흰 구름이 나뭇가지에 터억 발을 걸치고
무거운 몸 잠시 내려놓는 수면엔
지난밤 알을 깐 별들이 깨어나 반짝인다.

이 순진한 풍경에 끼어든 물새가
길게 길을 내며 지나가면
산그리매 저 혼자 오래도록 흔들리고
강에는 잔잔한 바람무늬 그려진다.
나도 조금씩 흔들리며 흘러간다.

- 최선옥 시인의 시' 흔들리며 흘러간다' 전문 -

사는일 고단스럽고 외로울 때 강둑길 걸어보세요.
자연의 흔들림이 아름답습니다.
사람도 때로는 흔들리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행복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신은 자신을 잘 모르고 산다  (0) 2007.09.27
잠시 먹구름이 끼어도  (0) 2007.09.21
친구는 나무와 같은 사람입니다  (0) 2007.09.18
가난한 밥상의 추억  (0) 2007.09.17
사랑의 고리  (0) 2007.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