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은?

우리나라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은?

55개 선진국중 34위로 국제사회 감시대상국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됐지만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는 청소년에게 본인의 동의하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고 저작권위원회에서 1일 8시간의 저작권교육을 받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가 마련됐다. 저작권 침해로 고발ㆍ고소되는 청소년이 급증하면서 검찰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저작권이란 소설, 시, 음악, 미술 등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이 타인에게 복제, 공연, 전시, 방송 또는 전송하는 행위를 허락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저작권은 크게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이 있고, 저작재산권에는 복제권, 공연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공중송신권이 있다. ◆ 저작권은 무엇인가? = 저작권은 저작자의 창작 의욕을 북돋아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도록 함으로써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의 수출을 통해 문화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대표적인 예로서 1963년 데뷔한 영국 그룹 비틀스는 불과 7년간 활동하면서 50여 곡의 히트곡을 발표했고, 전 세계적으로 10억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함으로써 18조원이 넘는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작권만으로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고, 한류 바람을 타고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뿌까, 뽀로로, 장금이, 빼꼼' 등 국내의 토종 캐릭터들은 저작권료만으로 2000억원을 넘는 수익을 거둬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 저작권 침해 실태 = 저작권 침해 건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전국 검찰청 및 서울 주요 경찰서에 접수된 저작권 관련 고소ㆍ고발 건수를 살펴보면 2007년 2만3741건으로 2006년 1만5520건에 비해 약 53% 증가했다. 또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의 불법복제율은 43%에 이르렀다. 수치상 불법복제율은 전년 대비 2% 하락했지만 피해액은 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원 늘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제지적재산권연합(IIPA)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지적재산권 침해 '감시대상국'으로 지정됐고, 2007년 국제경영개발원(IMD)은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은 55개 선진국 중 34위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 침해하면 처벌받는다 = "잠깐 빌려 쓰는 것뿐인데요." "남들처럼 영화 다운받아 본 것뿐이에요." 이러한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저작권을 침해하는 잘못을 저질러 범법자가 되기 십상이다. 저작권 침해는 명백하게 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현행 저작권법 제136조(권리의 침해죄)에 따르면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율은 2005년 11.6%를 정점으로, 2006년 9.35%, 2007년 6.92% 등으로 감소 추세다. 기소율이 줄었다고 저작권 침해 분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검찰 기소 직전에 합의하는 사례가 는 것뿐이다. 저작권법이 친고죄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우려한 피고소인들이 합의하면 분쟁이 마무리된다. 실제로 불기소 처분된 사례를 보면 법무법인과 저작권법 위반자가 합의를 보면서 형사처벌을 면하는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난 경우가 지난 5년간 평균 60%대에 달한다. 통상 합의금은 건당 초ㆍ중ㆍ고등학생 60만원, 대학생 80만원, 일반인 1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 '재수 없어 걸렸다'는 생각 버려야 = 우선 '누구나 다 하는데 걸리면 재수 없는 것'이라는 국민 의식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더불어 저작물의 이용 활성화와 올바른 이용 절차에 대한 청소년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작자의 실질적인 권리 보호를 위한 '저작권등록의 생활화'와 공표 시 미리 이용허락의 범위를 명시하여 저작물 이용을 촉진하는 '이용허락 표시제도'도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용허락 표시제도로 '정보공유라이선스'와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이 사용됨으로써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이용 장려와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작권 관련 분야 체결로 초래될 수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 '저작권 보호'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에 디지털 강국에 걸맞은 저작권법 체계를 정비하고 적절한 유예기간을 확보하는 전략적 후속 조치도 강구되어야 한다. ■ 네티즌 쓴 댓글도 허락없이 옮겨 쓰면 저작권 침해 해당 이대성 행신고 교사 Q: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글, 그림, 사진을 가져와서 내 홈페이지에 올린다면? A:'저작자 표시도 없고 남들도 다 쓰는데, 뭐' 하고 함부로 가져다 쓰면 안 된다. 남이 쓴 글이나 사진 등 자료를 가져올 때는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미리 받아야 한다. Q:공유 사이트, 웹하드 등에서 자료를 주고 받는다면? A: 내 것도 아닌 저작물을 함부로 올려서 공유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 저작물이라면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한다. Q:소유하고 있는 DVD를 디빅스(Divx) 파일로 만든 뒤 P2P(peer to peer)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했다면? A: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는 면책되지만 전송을 목적으로 하는 사적 복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 P2P 방식으로 업로드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다. Q:멋진 음악을 내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배경 음악으로 쓴다면? A:내 홈페이지나 블로그 회사에 대가를 치르고 구입한 음악은 괜찮지만 여러분이 가진 음악 파일을 변환해 배경 음악으로 쓰는 것은 안 된다. Q:웹사이트 방명록이나 게시판에 네티즌이 남긴 글을 내 홈피에 가져와 게재한다면? A:나름대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여 표현한 것이라면 설사 고도의 예술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저작물이 되기 때문에 허락 없이 올리면 안 된다. [정리 = 김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