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을 명품으로 만든 관세청

2009. 6. 19. 09:14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매년 1조원 규모의 짝퉁상품들이 관세청의 단속에 적발되지만 이들 대부분은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폐기처분된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범죄물품으로 상표권자의 동의 없이는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

이런 짝퉁 물품들이 관세청의 아이디어로 '명품'(?)으로 거듭나 눈길을 끌고 있다.

폐기될 짝퉁 운동화 등 짝퉁물품에서 상표를 제거해 상표권자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서, 그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등 디자인을 바꿔 불우 이웃 등 나눔의 행사로 승화시킨 것.

관세청은 7일 인천본부세관 '시민의 숲' 공원에서 일반시민과 청소년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처럼 폐기될 짝퉁 물품을 재생산한 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 해외에 기증하는 '2009 희망의 운동화 나눔 디자인 축제' 행사를 가졌다.

이날 짝퉁으로 폐기되지 않고 새롭게 명품으로 탄생한 운동화만 1만4000족, 시가 4억원에 달했으며, 참여시민들과 학생들은 짝퉁상표를 제거한 후 운동화 위에 사랑, 희망, 평화를 담은 그림을 그렸다.

의류는 상표를 제거해도 흠이 없어 입는데 지장이 없지만 운동화는 상표가 없으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을 해도 상표를 중시하는 청소년들이 신으려 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그동안에는 짝퉁으로 적발되면 관행적으로 전량 폐기해 왔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원절약, 환경오염방지, 폐기비용 절약과 함께 상표제거를 위해 인부를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약 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며 "또한 손으로 직접 디자인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해외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일보 2009-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