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No.20] 나는 상표다 vs 나는 상호다

 

 

  “저는 5년 전부터 동네에서 OO치킨점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OO치킨점’ 상표의 상표권자라며 간판에 상호를 쓰지 말라고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와 같은 상황은 최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경험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표와 상호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차이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할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살펴보고자 한다.

 

상표란 상품을 생산·가공·증명 또는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으로 기호·문자·도형·입체적 형상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 및 이들 각각에 색채를 결합한 것 외 그 밖에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상표법의 보호를 받는데 반면, 상호(trade name)란 상인이 자기의 영업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명칭으로 인적표지인 동시에 영업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영업표지로 문자로만 구성되며 호칭될 수 있는 것으로 상법의 보호를 받는다.

그럼, 상표와 상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까요?

 

 

 

 원칙적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업의 출처표시인 상표와 사업자의 구분 표시인 상호는 각각 상표법과 상법의 적용을 받으며 별개의 제도로써 운영되고 있어 권리의 발생과 효력에 있어서도 상호간에 영향을 받지 않으나, 최근 상표를 상호로 사용하거나 반대로 상호를 상표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게 됨에 따라 상표권과 상호권과의 권리충돌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1) 상표의 상호화

  상표의 지속적 사용을 통한 주지저명성 및 화체된 신용을 바탕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하여 상표를 회사명으로 하기도 한다.

 

 (2) 상호의 상표화

  상호와 상표로 나누어진 기업의 분산이미지를 통일화하는 한편,전국적으로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1) 상표사용에 있어서 상호권의 침해에 대한 상법상의 규정   

 상표와 상호간 저촉에 관한 상법상의 직접적 규정은 없으나 상법 제23조제1항에서는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의 사용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2) 상표등록에 있어서 상호권의 침해에 대한 상표법상의 규정  

 상호등기여부를 불문하고 타인의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단, 일정한 경우 상표로 등록될 수 없는데, 첫째, 상표법 제7조제1항제6호에 의해 저명한 타인의 상호 또는 이의 약칭이 포함된 상표는 타인의 승낙을 얻지 못하는 한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둘째, 수요자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상표도 동법 제7조제1항제10호에 의거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상기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타인의 상호와 동일·유사한 상표는 등록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타인의 상호와 등록된 상표가 공존하게 된다.

  (3) 선사용 상호에 대한 상표권의 효력범위 제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표권과 상호권은 그 제도의 취지, 권리발생요건 및 효력 등의 차이로 인해 저촉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선사용상호와 상표권간의 해결을 위한 명문의 규정이 필요한 바, 상표법은 자기의 상호 또는 이들의 저명한 약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하는 상표에 대하여는 그것이 상표권설정등록 후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한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서의 상호는 등기상호에 한정하지 않고 미등기상호라 할지라도 자기의 상호임을 입증하면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상표와 상호와의 저촉에 있어서 상호를 상표(서비스표)등록전에 선의로 순수하게 상호로써만 사용하고 있었다면 상표등록여부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상호로서의 사용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단, 그것은 순수하게 상호로써 사용하는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써 영업상 지점을 만들거나 광고, 홍보시의 여러 제약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일반법인 상법을 통한 상호의 법적 보호는 특별법인 상표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상표에 비해 너무나도 미약할 수 밖에 없어 상표등록 없이 선의로 순수하게 상호사용을 한다 하더라고 분쟁에 휘말릴 수 있고 분쟁발생시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밖에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사업초기부터 자신의 상호를 상표등록을 해두는 것이 상호 및 상표에 대한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차치하더라도 분쟁의 예방차원에서라도 현명한 선택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