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즐거운 상상' 시리즈 전권 재발간

2005. 11. 21. 13:45나의 취재수첩

에코 '즐거운 상상' 시리즈 전권 재발간
  2005-11-18 10:11:38 입력
  움베르토 에코의 역설적인 세상 읽기를 소개하는 '즐거운 상상' 시리즈가 도서출판 새물결에서 제6권 '소크라테스 스트립쇼를 보다'를 끝으로 모두 재출간됐다.

   즐거운 상상 시리즈는 1990년대 초ㆍ중반에 나와 에코의 해박한 지식과 반짝이는 유머를 잘 보여줘 인기를 누렸다.

   9월 '포스트 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 '철학의 위안', '글쓰기의 유혹', '스누피에게도 철학은 있다', '대중의 영웅' 등 다섯권이 한꺼번에 출간된데 이어 이번에 6권이 마지막으로 나왔다.

   '소크라테스 스트립쇼를 보다'는 에코가 1960년대 '일 베리'지에 '작은 일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들을 묶어낸 책의 영역본 '오도(Misreadings)'를 우리말로 옮긴 것.

   책 속의 '소크라테스 스트립쇼를 보다'라는 장은 에코가 1960년 파리 크레이지 호스 극장의 스트립쇼를 관람하고 쓴 기고문의 제목이다.

   에코는 "사회적으로 스트립쇼는 카스트제도를 도입한다. 형이상학적으로는 구경꾼들로 하여금 자신이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쾌락과 전혀 맛보거나 손댈 수 없는 쾌락을 비교하도록 만든다. 그는 자신의 현실과 이상을, 자신의 여자와 이상적인 여성을, 자신의 섹스경험과 이상적인 섹스를, 그가 소유한 나체와 그가 결코 알지 못할 그 초여성적인 나체를 비교하게 된다. 그러고는 자기 동굴로 돌아가 벽에 비친 그림자에 만족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밖에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상륙이 야단스럽게 TV로 생중계되고 개 이빨 2만4천개를 연구 자금으로 받은 연구팀이 '미개한' 유럽세계를 답사하는가하면 열다섯 소녀를 사랑하는 '롤리타'의 햄버트가 쭈그렁 할머니에 미친 젊은이 움베르토로 둔갑하는 등 풍자와 패러디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안수진 옮김. 248쪽. 1만3천500원.
김서중 기자(ipc00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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