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의 보배로운 만덕산 / Mt. Mandeoksan

2006. 8. 20. 08:28내고향강진의 향기

강진만의 보배로운 만덕산 / Mt. Mandeoksan


                        만덕산 아래의 임천 저수지

 

 아름다운 바위산인 만덕산은 높이 408.6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암릉이 많고 아기자기한 정취가 넘치는 산이다. 천년고찰 백련사와 동백숲, 다산선생의 실학정신이 깃든 다산초당 등 역사적 자취를 더듬어 볼 만한 곳이 있어 등산과 유적지 답사를 겸한 산행이 적격이다.

 능선과 정상에서 바라다보는 구강포의 잔잔하고도 포근한 자태와 죽도 가우도 등 작은 섬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강진읍 덕남리에서 도암면 석문리에 걸쳐 있는 산은 7.4km 정도이고 등산로는 강진 옥련사에서 필봉, 깃대봉, 바람재, 암릉을 거쳐 용문사로 이어진다. 필봉과 깃대봉에 오르면 강진읍과 탐진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련사에서 만덕산 정상을 거쳐 다산초당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5km 정도이고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만 천상의 옥녀가 배를 짜서 강진사람들에게 비단옷을 입혀주니 그 덕이 크다는 만덕산 옥녀봉의 배틀 부위는 모 회시에서 채광한다고 헐어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 놓고 있어 이의 복원이 문제이다.


                               만덕산의 진달래

 

하늘로 통하는 돌문, 석문산 / Mt. Seokmunsan


최근 세종대왕 바위로 불리는 선비바위 / Rock of Sejong the Great

 

 강진의 소금강으로 불리며 석문산(石門山, 272m)은 선비바위와 맞은편 용문사 등의 사찰이 있으며 석문공원이 하천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하늘을 찌르는 암벽과 기암괴석이 수려하며 산세는 소규모이지만, 금강산의 만물상에 못지않은 기암절벽을 자랑한다. 만덕산의 맥을 이은 석문산은  문자 그대로 '돌문'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개의 협곡이 있다. 석문산 북쪽 협곡을 대석문(만덕산과 석문산 사이), 남쪽의 협곡을 소석문(석문산과 덕룡산 사이)이라 한다. 813번 지방도로가 이 돌문을 통과하여 신전면과 해남 북일면을 거쳐 완도 남창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엔 병영의 전라병영성과 해남의 어란진을 오고 가던 군사도로이기도 했다. 석문 사이로는 차고 맑은 석문천과 봉황천이 도암면소재지를 관통해 흐른다. 겨울이면 북쪽으로부터 불어오는 석문굴의 매섭고 찬 바람에 ‘차로 넘기도 힘든 계곡’이라고 한다.

 최근 ‘세종대왕 바위’라고 보도된 바 있는 석문산의 ‘선비(두건) 바위’는 애절한 전설을 안고 있는데, 옛날 도암에 가정은 돌보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주색잡기에만 골몰한 선비가 있었다. 가산을 탕진해 버려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그래도 남편이 귀가하기만을 기다리던 그의 아내는 굶주림에 지쳐 죽어 마침내 구렁이가 되었다. 죽어서도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에 구렁이로 남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남편이 귀향하다 석문산 인근 주막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밤이 깊자 구렁이가 된 아내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 잠든 남편의 턱밑에 머리를 쳐 박았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살아생전 모진 고생에 대한 원망이랄까, 마침내 잠이 깬 남편은 구렁이를 보자 놀라 기절하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 이에 산신령이 남자의 방탕과 여자의 시기심을 경계하라는 뜻에서 그들의 비극적 형상을 그대로 닮은 바위를 석문 계곡에 만들어 세웠는데, 이 바위가 바로 선비바위다. 지금도 선비바위는 석문에 우뚝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의 바른 길을 가르쳐주고 있는지 모른다.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덕룡산 / Mt. Deokryongsan


                       덕룡산 기슭의 유채밭

 

 덕룡산은 산이 반드시 높이에 따라 산세가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산이다. 해남 두륜산과 이어져 있는 덕룡산은 높이래야 고작 432.9m 이지만, 산세만큼은 해발 1,000m 높이의 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굽이치는 강진만을 품에 안고 기암괴석으로 산세가 험난하게 시작되는 경이로운 산이 바로 덕룡산이다.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과 암릉사이의 초원 등 능선이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산의 진수를 보여준다. 덕룡산의 산행은 도암면 봉황리 소석문에서 만덕광업 동봉 서봉 고사리밭 암릉끝 작천소령(난농원)을 거쳐, 신전면 수양리 수양관광농원까지 7.3km의 거리에 6시간 정도 소요된다


<강진의 청솔모>


                         강진읍 북산의 청솔모

 

 강진의 산엔 갖가지 새들과 동물, 식물들이 보금자리인양 둥지를 틀고 있다. 그 중 필자가 만난 청솔모는 나무가지에 올라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빤히 내려다본다. 어떤 것은 털이 많아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어도 사람을 해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