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아파트단지 잦은 정전은 ‘생활수준 향상’ 탓?

2006. 8. 20. 11:31나의 취재수첩

고층아파트단지 잦은 정전은 ‘생활수준 향상’ 탓?
  2006-08-16 01:31:31 입력
’98년 이전 단지 전기설계용량 적어…산자부, 내년 변압기 교체비용 지원 검토
무더위로 열대야가 지속됨에 따라 아파트 단지 정전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6층 이상 고층아파트 고압 수전설비 고장은 총15건 발생, 15개 단지 13,300세대가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경험했다. 지난해 5건 발생한 것에 비하면 급격히 증가한 것. 특히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사흘동안 8건의 정전사고가 집중 발생했다.

이처럼 혹서기에 유독 아파트 정전이 많은 이유는 뭘까?

현재 아파트 전용면적 18평 초과시 세대당 3~5kW의 전력이 공급되도록 규정한 주택건설기준은 지난 1998년 8월 개정된 것이다. 그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3kW 미만의 전력만 공급되면 충분했다.   

그러나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에 따르면 전기설비가 노후화되고, 건설당시의 전기설계 용량에 비해 지난 10년간 급격한 생활수준 향상으로 에어컨·대형냉장고 등 가전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소비전력이 급증해 과부하가 발생하면서 최근 아파트 정전이 급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10년이 넘은 6층 이상 고층아파트단지는 전국 12,600개 단지 중 28%인 3,500개. 이중 2,500개 단지는 세대당 2kW에도 못미친다. 단 5층 이하 저층아파트는 한국전력이 직접 관리하고 저압(220V) 공급으로 고장발생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는 정전발생 방지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당장 변압기 용량확대가 어려워 취약단지를 대상으로 절전 홍보를 강화하고, 이들 단지의 전기수급설비에 대한 긴급진단도 병행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고장 발생에 대비 복구인력과 비상전원 공급을 위한 비상발전차를 상시 대기해 응급복구체제를 가동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한전·전기안전공사와 함께 내달부터 3kW 미만인 전국의 아파트 약 5,000여개 단지를 대상으로 세대당 아파트 전기수급설비에 대한 전면실태조사를 실시해 내년 아파트 단지 전기설비 보강을 유도하고, 변압기 사용기간·변압기 정상작동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산자부 전기위원회 장석구 팀장은 “내년초 ‘전기수급설비 집중 정비기간’을 선정, 이 기간중 변압기 등 전기설비를 교체하는 경우 공사비의 50%를 지원하고, 10년이 넘지 않은 아파트라도 전기설비가 취약한 경우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2006-08-16 12:40:59 수정 김서중 기자(ipc00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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