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피해 더 못참아” 무역협회,종합 대응센터 발족

2006. 8. 26. 13:07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중국산 짝퉁 피해 더 못참아” 무역협회,종합 대응센터 발족


“중국산 짝퉁이 판치는 걸 더 이상 두고보지 않겠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가짜 한국산 제품(일명 짝퉁)이 널리 유통되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업계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국무역협회는 4일 무역센터 트레이드타워에서 가짜 한국산 제품 난립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상품모조 종합대응센터’를 발족시켰다.

종합대응센터는 모조품 피해 사례 접수 및 대응상담,중소 수출업체의 피해 예방 및 대응 지원,현지 단속전문 에이전트 고용을 통한 현지 단속,현지 법률가를 통한 민·형사 소송대행 등을 통해 짝퉁의 유통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가 이처럼 종합대응센터까지 설치하게 된 것은 짝퉁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상상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부품영업본부 K이사는 요새 가짜 한국산 자동차부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자동차 부품의 20∼30%를 중국에서 건너온 ‘가짜 부품’등 저질 제품들이 차지하면서 매출 확대에 차질이 빚어지고 운전자와 승객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K이사는 “이들 짝퉁이 순정부품으로 둔갑해 해외에 수출까지 되면서 국산 자동차의 국제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내에서 돌아다니는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10∼12%(650만대)가 짝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짝퉁으로 인한 우리 업체의 수출피해액은 연간 15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내에서 주로 유통되던 모조품이 점차 중동,동유럽,남미 등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방수천막 소재로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 타포린을 생산하는 S산업의 황모 사장도 지난달 중동의 두바이를 방문한 뒤 깜짝 놀랐다. 중동에 수출한 적이 없는 자사의 타포린 제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MAID IN KOREA)라는 딱지가 붙은 채 버젓이 나돌고 있었던 것. 황 사장은 귀국 후 무역협회에 전화를 걸어 “제 3국에 은밀히 수출되는 짝퉁 상품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고 하소연했다.

무협은 “그동안 피해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해왔으나,중소기업들이 경험 부족 및 비용 부담,피해 발생국 현지 단속 에이전트 고용의 어려움 등 애로가 많아 종합대응센터를 발족시켰다”고 말했다.

한편,국내 업계의 대응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중국이 ‘짝퉁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올해 5월 중국 선전시 보안구 인민법원이 삼성 상표를 무단 제작,판매한 곽모(23)씨에게 상표권 침해죄로 징역 6년에 벌금 20만위안(한화 24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앞서 중국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삼성의 휴대전화 배터리를 복제·판매한 자국인에게 실형선고를 내리는 등 한국 기업 상품을 대상으로 한 짝퉁 제작업자를 처음으로 형사처벌한 바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