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후 2시(현지시각)
헬싱키 전시장(HFC)에서 열린 ‘ASEM 정상회의 개회식’ 연설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은 이 회의를 통해 유럽이 이뤄낸 통합과 다자안보협력의
경험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아시아 조정국 정상자격으로 행한 이날 연설에서 “유럽의 경험은 아시아가 평화롭고
안정적인 안보질서를 구축하고 지역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연설은 유럽의 통합과
다자안보체제 협력관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 동북아시아에 다자안보협력 체제를 구축하자는 우리 정부의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
|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전시장에서 열린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 연설을
하고있다. |
그는 이어 ‘정보와 교육, 철의 실크로드’ 구상 등 한국과 ASEM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한 후 “ASEM은 이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협력의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며 “‘대화의 장’을 넘어 보다
실질적인 ‘협력의 매개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저는, 세계화와 정보화의 진전으로 심화되고 있는 지역 간,
국가 간, 계층 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ASEM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조와 같은 직접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정보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을 통해 시대 변화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정보·교육 격차 해소를 비롯한 ASEM 차원의 양극화 문제 해결
노력에 적극 참여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ASEM 개회식에 이어 헬싱키 전시장(HFC) 전체 회의실에서 열린
‘ASEM 제1차 정상회의’ 선도발언을 통해서도 유럽의 신뢰구축과 통합의 경험을 동북아에 적용하자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 구축에 관한
구상을 제시했다.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은 협력안보·포괄안보·인간안보
지향해야"
그는 연설에서 현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분단과 같은 냉전시대의 잔존 △테러, 대량살상무기,
환경오염 보전 등 새로운 안보위협 대두 △역내 세력관계 변화가 초래할 불확실성 등을 지적하고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각국의
공동이해를 기초로, 다자안보협력 구축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적 리더십과 실천 의지"라며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를
"동북아의 기존 역내 안보 질서 및 여타 안보체제와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동북아에서의 다자안보협력은 협력안보, 포괄안보, 인간안보를 지향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의 지향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의 틀이 만들어질 경우에는 테러, 환경오염, 재난, 초국가적 범죄, 보건 문제 등에 대한 협력과
공동 대응 방안이 우선적인 관심사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다음 협력이 진전되면 정치.경제.군사 등 여러 분야의 협력 문제도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EM 회의의 1차 정상회의는 관례적으로 정치 분야 주제를 다루며 2차와 3차 정상회의는
각각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 주제를 다룬다.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1차 정상회의에서 ‘다자주의 강화 및 안보위협 대처’를 주제로
UN의 역할 강화, 유엔 체제하의 보편적 인권 강화, 지역안보를 위한 대화 및 협력, 군축과 WMD 비확산, 테러리즘 방지 등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의는 노 대통령을 비롯한 7개국 정상들의 선도발언 후 회원국 정상들의
자유로운 토론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