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바닷가에 흉터 없는 바위를 볼 수 있는가? 세상사 모두 그래 파도에 시달린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거야 백사장에 모난 돌 없지? 모두 그래 부딪쳐 닳으면서 서로 닮아가는 거야 - 민구식, 시 '파도' 바윗돌 깨뜨려 돌덩이, 돌덩이 깨뜨려 돌멩이, 돌멩이 깨뜨려 모래알... 따라 ..
합리적 성공 성공이란 항상 대중에게 아첨하는 자만이 누리는 것이라고 어디에 쓰여 있는가. 나는 타협하지 않고 어떤 난관에 처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 스티븐 잡스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공을 바라보는 생각도 다를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 만족..
네가 있음에 남자가 보낸 메시지를 여자는 천천히 다시 읽었다. 짧은 문장 안에 남자가 두 번이나 써 놓은 미안, 이라는 단어가 목구멍을 바늘처럼 찔렀다. 진작 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남자와 여자는 헤어지지 않았을까. 죽음조차 함께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
추운 날의 온정 스무 마리 울음으로 만든 오리털파카 꽥꽥 시끄러운 울음이 소매 끝으로 미어져 나오지 뭉친 깃털 사이사이 되똥되똥 걷던 똥 묻은 궁둥이와 소금쟁이 발등을 적시던 물주름이 들어있네 22 22 쌍쌍이 해거름까지 들여다보던 저수지 둑까지 찍힌 물발자국 누가 다 지운 걸..
아름다운 신전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몸이라는 신전을 짓는 건축가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신전은, 함부로 지을 수 없습니다. 튼튼한 기둥을 세우고, 벽을 만들고 지붕을 덮고 아름답게 꾸며야 합니다. 튼실하면서도 멋진, 평생을 달려갈 귀중한 몸. 바로 신전입니다. 행복하시고 즐거운..
오늘의 기분 무게 잰 오늘에게 색깔과 무늬를 맞추고 환승한 노선처럼 어깨에 둘러매거나 손에 드는 기분 부드럽거나 뻣뻣한 재질사이를 오가는 시간의 기울기가 속도를 바꾼다 깍듯한 친절을 내피하고 마우스피스처럼 가지런한 웃음을 끼운 치사량의 내성은 지갑처럼 속을 내보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