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비밀영업장 찾은 일본 관광객들

2007. 3. 6. 17:40지적재산권 보호활동뉴스

'짝퉁' 비밀영업장 찾은 일본 관광객들
압수된 가짜 가방들 16일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100억원대(정가 기준)의 ‘짝퉁’ 해외 명품 가방과 시계를 압수한 가운데 한 경찰관이 짝퉁 가방을 들어보이고 있다.


남제현 기자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6일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가짜 해외 명품을 판 혐의(상표법 위반)로 장모(4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2005년 12월 신당동 고급 빌라를 임대해 쇼핑몰처럼 꾸민 뒤 해외 유명 브랜드 손목시계와 손가방 등을 진열해 놓고 여행사 추천을 받아 찾아온 일본인 관광객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장씨로부터 압수한 ‘짝퉁’ 명품은 롤렉스·카르티에 등 시계와 루이뷔통·페라가모 등 핸드백이 포함돼 있다. 가짜 다이아몬드가 박힌 손목시계 중에는 정품 시가로 1억원이 넘는 것도 있었다.

장씨가 매장에 내놓은 짝퉁들은 정품 가격으로 따지면 100억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장씨는 백화점에서 2000만원씩에 팔리는 프랭크 뮬러 시계의 모조품을 중국 등지의 유통업자로부터 10만원씩에 사들여 30만원에 파는 등 방식으로 2005년 12월부터 최근까지 1억2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서울 이태원에서 영업하다 경찰 단속이 심해지자 신당동 빌라로 자리를 옮겨 빌라 1층은 가죽제품을 파는 정상 매장으로 운영하고, 가짜 명품이 진열된 3층은 일본인들에게만 개방해 비밀 영업을 해왔다.

장씨는 경찰에서 “고급 빌라에서 물건을 팔아 상급품으로 보이기 때문인지 가짜 명품을 찾아 나선 일본인들은 이태원보다 값을 더 비싸게 불러도 선뜻 구입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짝퉁 제조업자들의 계보를 파악 중이며, 이태원과 한남동 등지의 고급빌라 판매점 10여곳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