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열 달 배 아파 어머니 세상에 날 내보내고 길 아닌 곳에 들지 마라, 수없이 되뇌셨지 때로는 가지 말라던 길에 발을 담그고 언제든 내 뜻대로 가리, 자만으로 입술을 적셨지만 늙은 어머니가 덧대고 기워줄 길이 이제는 더 이상 없다. - 최선옥 시인의 시 '길' 중에서 - 어머님의 자녀 사랑은 예전이나..
신 김치가 주는 교훈 “김치가 시었네요.” 김치를 먹던 아들이 양미간을 좁히며 말합니다. 아내가 얼추 일주일 전에 담근 김치를 두고 아들이 생각 없이 뱉은 신 김치 운운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에 이르게 합니다. 거울에 반사되는 제 얼굴을 봅니다. 삶에 겨운 자화상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참새어미의 사랑 참새는 제가 살 집은 짓지 않는다. 집을 지어도 제 자식들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마지막 지붕은 제 몸을 얹어 완성한다. 제 자식들에게 어미의 온기를 주겠다는 것이다. 머리 위 은하수 별빛을 맘대로 바라보고 포롱 포로롱 하늘을 날아가는 꿈을 주겠다는 것이다. 참새는 제 자식에게..
영혼의 계좌번호 나는 오늘 사랑을 무통장으로 입금시켰다.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나의 사랑은 몇 자리의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 오늘 날짜는 생략하기로 하자. 의뢰인이 나였고 수취인이 너였다는 사실만 기억했으면 한다. 통장에 사랑이 무수히 송금되면 너는 전국 어디서나 필요한 ..
지성이면 감천 그는 매일 아내와 함께 산에 오른다. 아내가 그만 갔으면 하는 곳에 아내를 앉히곤 그는 노래를 부른다 그의 노래는 아내만을 위한 것이다 아내가 같은 노래를 듣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새 노래를 준비한다. - 유자효 시인의 시집 "여행의 끝" '노래 불러 주는 남자(연극..
따시딸레 지상에서 가장 험난한 지역을 이어주는 차마고도와 소금루트. 가장 길고 가장 가파르고 가장 높은 길. 이 길의 역사 위에는 히말라야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삶의 원형질이 새겨져 있다. 좁고 가파른 길,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고단하지만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여정과 ..